한국일보

서학개미, 올 상반기 미 주식 18조 순매수… 사상 최대

2025-07-08 (화) 12:00:00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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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상반기 대비 68.91% 급증

▶ ‘최애’ 테슬라… 서클도 적극 투자
▶ 관세·경기 불확실성 우려 지속

올해 상반기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학개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테슬라부터 양자컴퓨팅, 스테이블코인 등의 테마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직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32억8,892만 달러로 집계되면서 2011년 집계 이래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직전 최대 규모는 2021년 상반기인 127억8,805만 달러이며 다음으로는 2022년 118억8,290만 달러다. 나스닥 지수가 한 해 동안 28.64% 치솟으며 미국 주식 시장이 활황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78억6,760만 달러) 대비 순매수 규모는 올해 68.91%가량 늘어났다.


특히 5월과 6월에 각각 13억1,085만 달러, 2억3,184만 달러어치를 순매도했음에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기 직전까지 미국 주식을 적극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 중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테슬라(약 23억3,140만 달러)였다. 2위는 테슬라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약 19억1,678만 달러)’가 이름을 올렸다.

규제 완화로 힘을 받고 있는 미국 스테이블코인 관련 종목인 서클인터넷도 상반기 동안 6억397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서클의 경우 지난달 5일 31달러에 상장해 3일 기준 188.77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주가는 한달여 만에 508.94%나 뛰었다.

상반기에는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지만 연간 기준 직전 최대 기록을(2021년·207억9,181만 달러) 새로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빅테크들의 자사주 매입이 지수를 떠받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가에 따르면 4월에 발표된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2,338억 달러다. 이는 월간 기준 사상 두 번째(2022년 4월·2,427억 달러) 수준이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잉여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에는 관세·예산안·경기 불확실성이, 중순에는 실적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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