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형무 칼럼] 지구 생태계의 심각한 파괴

2024-06-27 (목) 최형무/변호사
크게 작게
지구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파괴되고 있어 지구에 위기가 오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자주 한다. 그러나, 생태계가 아주 망가져도 실상 지구가 위기에 처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는 그대로 존재한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 - 인류가 살아가기 아주 힘든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지난 3월 국제 지질학 위원회는 지구의 연대를 정하는데 있어 현 시기를 ‘앤스로포신 (Anthropocene) 기’, 즉 ‘기후파괴시대’로 정하느냐의 여부를 논의했는데, 12대 4로 부결되었다고 한다. 일부 지질학자들은 산업혁명 때부터 기후파괴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본다. 지구의 연대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볼 때 과거의 지질학적 연대와 현 시대가 다른 점은 인간 즉 인류의 행동이 기후와 환경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화와 오일과 같은 화석 연료 생산으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그린하우스 개스가 방대한 양으로 대기로 배출됨에 따라, 마치 그린하우스(온실) 위를 비닐로 덮어 놓아 온실 안 온도가 높아지는 것처럼, ‘그린하우스 개스’가 대기를 덮어 지면의 온도를 계속해서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적정한 양의 그린하우스 개스는 땅이 아주 차갑지 않도록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대략 1750년 정도로 보는 산업혁명 시작 이후 이산화탄소와 메탄개스의 레벨이 150% 증가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원인중 대략 4분의 3을 차지하고, 메탄개스등이 나머지 4분의 1 을 차지한다.

지구의 온도는 현재 역사상 가장 더운 기록을 매년 갱신하고 있다. 매년 이슬람 성지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로 150만명 이상이 순례하는데, 올해는 1,300명 이상이 더위 속을 걷다 사망했다고 보도되었다.

지질학자들이 현 시대를 ‘기후파괴시대’로 정하는 것을 꺼리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기후변화에 인류가 완전히 패배했음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 지구 전체 인구로 볼 때는 기후를 파괴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소수에 속한다.

현재 세계 80억명의 인구중 절반 정도는 하루 10달러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인류 전체로 볼 때는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의 탐욕과 공격적인 자본 이익 만능 주의로 지구의 제한된 자원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빼어 사용함으로써 전체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유명한 생물학자 폴 얼릭 박사는 지구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고, 너무 성장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지구 자원의 한계로 보아 인류가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본다.

현재 인류의 삶의 시스템에 맞는 자원을 가지려면 지구가 다섯개는 더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와 동료 학자들은 지구가 여섯번째 대량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본다. (마지막 멸종은 공룡이었다고 한다.) 인류는 이미 지구 전체의 땅의 70%를 차지했고, 소금물이 아닌 담수의 70%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열악한 상황의 가난한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기회가 되면 차도 갖기 원하고 에어콘도 쓰기 원한다. 인류가 이 모든 문명의 이기를 누리려면 그만큼 자원이 필요한데, 실상 지구의 자원은 제한되어 있다. 지속 가능성 (sustainability) 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상징이라고 하는 그리즐리 곰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캘리포니아를 상징하는 깃발 속에만 존재한다고 한다. 바다의 해면은 무서운 속도로 높아지고 있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있다. 유엔의 과학자들은 현 지구의 온도가 과거 10만년간 가장 높은 온도라고 말한다. 지금 세계적인 문제인 대량 난민 이동도 기후 변화에 큰 원인이 있다고 한다.

전 스탠포드 교수인 폴 얼릭 박사 (92 세) 는 1968년 부인 앤 얼릭과 함께 쓴 저서 ‘인구폭탄’으로 유명해졌다. 그후 ‘그린 혁명’이라고 하는 집중적 농업 기술 발달로 얼릭이 예측했던 전 세계적인 기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와 함께 지역적 기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고, 세계적인 도시화와 함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인구 문제의 모순은 세계적으로는 인구 과포화 상태인데, 각 나라로 볼 때는 기본적인 인구가 있어야 필요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는 과학 기술 발달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빨리 대처할 수 있는가 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형무/변호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