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쓰레기 시대

2024-06-18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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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을 열어보면 맨 쓰레기 (Junk Mail)뿐이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돈을 벌어볼까 하는 장사꾼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물론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전화가 자주 걸려온다. 수화기를 들어보면 역시 쓰레기 전화(Junk Call)이다.

무엇을 사라, 수화기 놓지말고 잠깐만 들어달라, 너에게 꼭 필요한 건강보험이다, 내 말 듣지 않으면 네 집이 위험하다는 등 위압적인 말도 서슴찮게 던진다.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어보니 아주 아름다눈 여성이 생긋 웃는다. “누구십니까?”하고 물으니까 “이 집 파세요?”하고 다짜고짜 말한다. 기가 막혀서 “안 팝니다”하고 문을 찰싹 닫아버린다. 집 장사가 보낸 선전요원이다.

버스에도 광고물, 전차에도 광고물, 빌딩에도 광고물, 신문은 맨 광고로 채워져 있고, 자본주의 사회 물질문명 속에서 사람들은 광고 홍수에 밀려 숨을 쉴 수도 없다. 옛날엔 깨끗하고 조용했는데 번거롭고 지저분한 시대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쓰레기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세먼지이다. 옛날에는 미세먼지 예보는 일기예보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요즘 한국 일기예보에는 미세먼지 예보가 반드시 들어간다.

몽고쪽의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오다가 중국 공업지대에서 화학물질을 끌어안고 해로운 미세먼지가 되어 한국으로 날아온다. 물론 한국자체의 나쁜 공기도 있어 이 모두가 합쳐진 공기는 매우 좋지않다.

숨을 쉬는 공기도 쓰레기 공기이다. 서울 사람들은 미세먼지라 부르는 쓰레기 공기때문에 창문을 열기가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뉴스에 나오는 서울의 하늘은 뽀얗게 흐려 빌딩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현대의 쓰레기로는 폐기물 쓰레기가 있다. 수안 앞바다에 표류한 고래의 배를 갈라보았더니 플라스틱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플라스틱은 불에 타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물질들은 고래가 삼켜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다. 쓰레기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오랫동안 문명국들이 쓰레기를 아프리카에 돈을 퍼주고 버렸는데 지금은 아프리카도 쓰레기를 받지 않는다.
한국도 쓰레기를 필리핀에 버리려다가 거절 당했다고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물질이 발명되지 않아 지구의 위협이 되고 있다.

일부 종교인들이 말하는 지구의 종말은 인간들이 자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류의 공동전선은 그 많은 종류의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캘리포니아에는 산불이 자주 난다. 산불은 산만 태우는 것이 아니라 인근 민가도 태운다. 예술가의 골짜기란 동네가 있다. 미술가, 조각가들이 모여사는 마을이다. 어느해 산불로 이 마을이 소각되었다. 그 귀중한 미술작품들도 소각되었다.

실의에 찬 예술가들이 한탄하고 있을때 한 사람이 명랑한 음성으로 제안하였다. “여러분 불에 탄 나무조각 재들을 이용하여 ‘화재 미술전’을 열면 어떻겠습니까”모두가 찬성하여 불에 탄 재료들을 모아 새로운 미술작품을 제작하였다. 이 ‘화재 미술전’은 평소의 미술전보다 훨씬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칠전팔기’란 말이 있다. 일곱번 넘어져도 여덟번 다시 일어서는 것을 말한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다. 한번의 패전은 영원한 패배가 아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기백이 있어야 한다.

기독교는 죽어도 다시 일어서는 부활의 신앙을 말하고 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 정신이 요청된다.
어떠한 처지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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