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의 도용, 재산 가로챈 간병인”

2024-05-12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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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80대 한인, 사기 피해 주장…“다른 피해자들과 집단소송도 준비”

“명의 도용, 재산 가로챈 간병인”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80대 한인 K씨는 9일 본보를 방문해 “믿었던 간병사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부터 알고 지낸 간병인이 어느 날 명의를 도용해 한국에 있는 재산을 가로챘다. 2년 넘게 양심에 호소했으나 뻔뻔스럽게도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9일 본보를 방문해 억울함을 호소한 피해자는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80대 K씨다. 그는 “2021년 모 시니어 데이케어를 통해 한인 간병인을 소개받아 가족처럼 지냈으나 결국 함부로 남을 믿은 나의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김 씨는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지난 2022년 한국에 있는 재산을 아내나 자녀들 명의로 바꾸려던 차에 간병인이 도와주겠다고 나서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남한산성 주변의 6천여평 선산과 부모가 물려준 자양동 주택은 나와 형제들의 공동 명의로 되어 있었으나 명의 변경을 도와주겠다던 간병인이 서류를 위조해 한국에 있는 자신의 조카를 공동 소유주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간병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고 바로 잡을 것을 요청했으나 간병인은 서류상에 문제가 있어 처리하고 있다고 2년을 끌어오면서 ‘노인네가 죽으면 해결될 일’이라고 했다면서 이러한 녹취록도 확보해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자녀들에게도 알리지 못했던 김 씨는 2년 넘게 마음 졸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세도 악화됐고 결국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자녀들이 나서게 됐다고 한다.

뉴욕에 살고 있는 딸은 “나이가 많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 또는 치매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상대로 이러한 사기 사건이 빈번하다고 들었는데 우리 부모님이 이렇게 당하실 줄은 몰랐다”며 “이미 한국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재산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다른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보하게 됐다”면서 “비슷한 피해를 당한 다른 분들과 함께 집단소송도 준비하고 있다며 연락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의 (929)310-6874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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