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부 불화’ 해소

2024-04-30 (화) 수잔 정 한미가정상담소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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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기 힘들다. 관계란 부부, 가족, 친구, 직장동료, 연인 등 사람들과의 연결을 뜻한다.

긍정적이고 원만한 관계에는 친근감, 가까움, 이해, 존경, 아낌, 격려, 정직, 수긍이 있다. 반대로 부정적이고 해로운 관계에는 불친절, 비평, 비난, 멸시, 대화결핍, 스트레스 등의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가끔 우리도 부정적인 관계를 일으키는 행동을 고의적으로 할 때가 있다. 그런 행동이 자주 지속되면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건강에도 위험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여러 조사결과에 따르면 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외로움은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질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심장질환에 관계되는 병들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이런 부정적이고 해로운 관계에 있다면 전문상담사와 의논해서 방법을 찾기를 권한다. 많은 의뢰인들이 “진작 찾아올 걸… 상담은 특정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말을 종종 한다.


50대 초반의 한 의뢰인은 결혼 후 행복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국 명문대에서 피아노 전공하고 재미교포와 중매로 결혼해서 남가주에 정착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남편은 365일, 오후 3-4시쯤 직장에 가고 밤 11시에 돌아온다. 저녁식사를 한 후 피곤하다고 TV를 두시간 정도 보고 새벽 3시쯤 잠자리에 든다. 이런 습관을 30년 넘게 해왔다. 속이 상한 의뢰인이 남편에게 “당신은 혼자 살지 왜 결혼해서 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가?” 묻자 남편의 대답이 “돈 걱정 안하고 살면서 불평이 많다. 그럼 가게에 나와서 일하라”였다고 했다.

자영업자 남편에게 ‘어려운 기대’를 하고 있는 의뢰인에게 현실을 인정하고 내 생활을 변화시켜서 행복을 찾는 길을 같이 고민하면서 또 변화과정에서 용기를 주었다. 요즘 의뢰인은 동창모임에도 나가고 한국에 있는 형제들과 여행 계획도 하고 있다.

상담은 배우자, 자녀, 부모 등 타인을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 하는 해결책을 찾는 곳이 아니다. 먼저 의뢰인 자신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어떤 변화가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 같이 연구해서 실천하도록 용기를 주고 밀어준다. 다시 말해서 본인도 문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때 상담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이 옳고, 익숙지 않거나 생소한 생활 패턴은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생활습관은 자라면서 부모로부터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고 그런 습관이 평생 간다. 그러니까 내 습관과 생각이 배우자와 다른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배우자가 나의 방식을 따르도록 기대하고 요구하고 또 강요한다. 배우자 역시 같은 기대와 요구를 할 때 분쟁이 일어난다.

대화가 부족하거나 거의 없는 부부관계는 분쟁이 일어나면 확대되고 위기가 온다. 긴 세월 쌓인 오해들은 시간이 지나며 더 깊어지기 때문에 관계를 완화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부부들이 상담할 때 아내들이 하는 말은 “말을 해도 듣지 않으니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남편들은 “말을 안하니, 다 괜찮은 줄 알았다.”라고 한다. 대화는 할수록 소재가 많아지고, 적을수록 관계가 멀어진다. 오늘부터 부부 관계에서 많은 대화를 유지하시길 바란다.

한미가정상담소 (714)873-5688.

<수잔 정 한미가정상담소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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