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소지자들 추가 검사 후 통과…지연 없어
▶ 국토안보부 “전국 공항서 전면 시행” 강조
▶ “본격 여름 여행시즌 대비 서둘러 받아야”

리얼 아이디 의무화 시행 첫날인 7일 뉴욕 JFK 공항에 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로이터]
미국 국내선 항공편 이용 시 필수로 요구되는 리얼 아이디(REAL ID) 의무화 제도가 7일부터 본격 시행된 가운데 공항과 차량국(DMV)이라는 두 공간에서 엇갈린 풍경이 펼쳐졌다. LA 국제공항(LAX) 등 주요 공항은 대체로 순조롭게 운영된 반면, 각 주 운전면허국(DMV)은 리얼 아이디 발급을 위해 몰린 주민들로 붐볐다.
연방 정부는 지난 2005년 리얼 아이디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여러 차례 시행을 연기하다가 마침내 이날부터 본격 적용에 들어갔다. 리얼 아이디는 테러 위험 방지와 신원 확인 강화를 목적으로 마련된 제도로,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려면 리얼 아이디가 부착된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등 승인된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국 공항들에서 리얼 아이디 의무화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LAX를 비롯힌 애틀랜타, 내슈빌, 인디애나폴리스, 덴버 등 전국 주요 공항에 배치된 연방 교통안전청(TSA) 요원들은 리얼 아이디 시행 첫날 큰 혼란 없이 승객을 맞이했다.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의 TSA 담당관은 “81%에 달하는 승객들이 리얼 아이디 또는 여권 등 허용된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며 “일부 혼동은 있었지만 운영상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LAX에서도 아침 시간대 보안 검색대는 순조롭게 운영됐다. 일부 승객은 리얼 아이디 요건을 시행 당일 알게 되어 놀라기도 했지만, 별도의 검사를 받은 후 무사히 탑승장으로 향했다.
TSA는 리얼 아이디가 없는 여행객을 위해 공항에 추가 인력을 배치하고 신원 확인을 위한 2차 절차를 운용 중이다. 당국은 여행객들에게 리얼 아이디가 없을 경우 국내선 비행 전 최소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공항에서의 차분한 분위기와 달리 각 주 DMV는 리얼 아이디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LA 인근 각 DMV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한 한인은 당일 리얼 아이디를 발급받기 위해 DMV를 방문했으나, 사전 예약제도 때문에 한 달 뒤에나 가능한 일정 통보를 받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여권도 만료되어 당장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TSA는 당분간 리얼 아이디 미소지자에게도 추가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후 탑승을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메모리얼 데이, 독립기념일, CMA 페스티벌 등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여름 시즌이 다가오고 있어, 아직 리얼 아이디를 발급받지 못한 시민들은 서둘러 DMV 방문이나 여권 갱신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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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