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나의 휴식

2024-01-24 (수) 이 제니퍼/결혼정보회사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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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일을 많이 하고 있는 나의 휴식은 비행기 안이다. 최근에는 회사가 뉴욕지사 사무실을 오픈하면서 주기적으로 뉴욕을 드나들고 있다. 주위에서 비행기를 자주 타면 방사선때문에 몸이 안좋아지고 지역 시차때문에 치매도 빨리 올 수도 있고 건강에 치명적이다고 하면서 고맙게도 걱정을 많이 해주고 있지만 나는 비행기가 흔들흔들할 때는 잠도 잘 오고 뜨거운 티를 마시면서 해야 할 일 정리도 한다.

뇌를 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서 아주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헤어밴드를 하고 두툼하고 따뜻한 보온 양발로 바꾸어 신고, 좋아하는 향수도 살짝 뿌려주고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자세로 책도 본다, 바빠서 못했던 핸드폰 사진 정리도 하고 이멜도 확인후 정리하고 스케줄을 정리 해놓고, 젤리와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뉴욕까지 6시간이 금방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비행기 타고도 적어도 2시간에서 6시간 간혹 중간에 갈아탈 때는 오며 가며 시간과 가끔 딜레이까지 되면 하루 24시간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직행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중간에 내려서 갈아타는 것도 좋아한다. 주마다 스타벅스 커피컵도 틀리고,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하며 지역마다의 특징을 공항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즐기고 있다.


뉴욕은 사계절이 있고 역동적으로 사람들이 움직이고 맨하탄은 국제도시이니만큼 맛난 빵과 커피, 음식은 평을 안보고 아무곳이나 들어가서 먹어도 맛있다. 길거리에 총총 빠른 걸음으로 보폭 넓게 신호등도 무시하고 걸어다니는 뉴요커들은 다들 시크 한 멋쟁이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입을 헤벌리고 쳐다 봤다.

가장 좋았던 곳은 센트럴팍이었다. 첫날 놀랬던 점은 아침 새벽부터 뛰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지 알았다. 일상적인 새벽 아침의 모습이었다. 죽어라고 뛰는 사람도 많았고 웬 개들은 다 풀어놓고 잔디에서 뒹굴며 주인들하고 공놀이를 하거나 폴짝 폴짝 주인 옆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새롭게 보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 뮤지컬 등 볼만한 곳이 넘쳐나는 곳이 뉴욕이다. 이런 곳에서 살다 보면 결혼을 꼭 해야 하나, 혼자서 사는 삶이 많이 익숙해서 뉴욕을 떠나기 싫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몇달 후에는 바뀌었다. 이기적인 삶, 개인적인 삶으로 엉켜있고.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야만 살 수 있는 뉴욕,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러운 뉴욕 사람들, 물론 안그런 사람들도 많지만,,,나는 서부가 좋다고 결정내렸다. 로스앤젤리스 공항에 내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새벽에 뛰는 사람이 많이 안보이고 길거리에 과일가게도 없고 맨하탄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며 저녁 늦게까지 걸어다닐 수 있는 곳도 없고. 24시간 운영하는 식당도 많이는 없다. 하지만 일을 마치면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서 푹 쉬고 항상 날씨가 온화하고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여서 편안하다.

2024년에도 열심히 일을 한 만큼 쉼도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도 흔들흔들한 비행기 안에서 휴식을 즐길 것이다.

<이 제니퍼/결혼정보회사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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