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지부를 찍지말라

2023-12-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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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만사 / 최효섭 목사•아동문학가

문장을 끝마칠 때 종지부(終止符)를 찍는다.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완전 끝마침 부호인 (.) Period 표시이고 다른 하나는 (,) Commer 표시이다. 이것은 잠시 끝나지만 아주 끝은 아니라는 뜻이다.

스탠리 존즈 박사는 인도에 가서 평생을 전도한 미국의 선교사인데 그의 전기를 쓴 넬 마니씨는 “스탠리 존즈 목사는 가끔 콤마(임시로 잠깐 쉼)는 있었으나 아주 쉼, 즉 페리오드는 없는 무휴(無休)의 전도사였다. ”고 말하였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태평양 전쟁(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며 소년단의 노래라는 것을 만들어 어린 학생들에게 보급하였는데 노래 제목이 ‘월월화 수목금금’이라 불러 토요일과 일요일을 없앤 즉 주말 없는 강행군을 계몽하였던 것이다. 정말 지독한 전쟁광이었다.


인생 자체가 100년 미만에 종지부를 띄게 되어 있지만 그 중간에도 임시 종지부는 자주 찍어야 한다. 쉬는 것은 멈추는 것이 아니다. 2보 전진을 위하여 한번 숨을 들이키는 것이 휴식이다. 지속의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하여 휴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빨리 달리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 아니다. 마라톤을 보라, 천천히 꾸준히 달려야 승리한다. 스피드보다 지속성이 승리의 비결이다. 이런 통제는 남이 해줄 수 없다. 자기 콘트롤은 자기가 해야 한다. 그래서 기독교는 절제(節制)를 강조한다. 소유도 음식도 음료도 행동도 절제해야 한다. 그것이 건강의 최고 원리이다.

성경의 창조 설화는 인류의 근본적인 죄를 소유욕에 두었다. 창조신이 에덴동산의 모든 열매를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선악과(善惡果)를 먹어서는 안된다고 금지 조항 즉 자유를 주되 약간의 법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아담의 아내 하와가 남편에게 속삭인다. “선악과를 먹으면 우리도 하나님처럼 유능한 인간이 될 것이니까 그런 것입니다. 우리도 하나씩 따먹어 하나님처럼 됩시다.”
옛날부터 남자는 여자의 말을 잘 따른다. 아담도 동의하고 선악과를 하나씩 따먹어 그 결과 에덴동산에서 쫓겨 난다는 이야기이다.

많은 교훈이 담겨있는 창조설화이다. 인간들의 자기 통제를 훈련하기 위하여 많은 은혜를 주시면서도 약간의 금기 사항을 두셔서 피조물의 순종을 명한 것인데 역시 인간은 자기의 뜻을 신의 뜻보다 앞세웠다. 그것이 성경이 말하는 죄의 정의이다.

어느 나라나 국민들의 행동을 제한하여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이 있다. 법이 없으면 인간들은 욕심이 부딪쳐 난장판이 된다. 그래서 법이 있고 이를 집행할 재판소 경찰이 있다. 국제적인 질서를 위하여는 군데 국제연합 국제 재판소도 있다. 최대한도의 통제를 해도 역시 잘 되지않아 전쟁이 쉴 사이가 없이 이어져 왔다.

영구한 평화가 인류의 소망이며 작가들은 그런 평화를 그리며 많은 소설을 썼다. 서구인들은 그런 세상을 유토피아라 표현하고 종교들은 영세 천국을 말하고 제각기 이상향을 꿈꾼 것이다.

무슨 신인지 확실치는 않아도 오래 전부터 조선사람들은 ‘신령님’이라는 것을 믿었고 장독대에 냉수를 떠놓고 기도를 드렸다. 나의 할머니는 신령님께 새벽마다 기도를 드리고, 나의 어머니는 일찍 예수를 믿어 교회에 나가고, 나는 일본인의 종교인 신도(神道)를 학교서 권하기 때문에 신사(神社)참배를 하였으며, 아버지는 한학을 하셔서 공자 맹자를 따르셨다. 한 집안에 네 개의 종교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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