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코리아타운과 김치의 날

2023-11-24 (금) 주동완 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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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비롯해 해외 한인들의 코리아타운들에서는 매년 각종 축제와 기념행사들이 많이 개최되고 있다. 김치의 종주국인 한국이 2020년 2월 11일 ‘김치산업 진흥법’을 제정하고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하면서 해외 한인사회 곳곳에서 ‘김치축제’가 열리고 있다.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한 것은 김치를 만들 때 최소한 11가지의 식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김치가 22가지의 효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치의 기원은 삼국시대이전의 부족국가 시대까지 올라간다. 그 당시에 동북아 지역에서는 채소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음식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다. 그것이 한국, 중국, 일본으로 나뉘어 각 나라별로 특색 있는 발효식품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 한국은 소금에 절인 채소에 소금물을 붓거나 소금을 뿌림으로써 독자적으로 국물이 많은 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한국에서는 처음에 김치를 ‘지(漬)’라고 하였다가 고려말에는 ‘저(菹)’라 부르기도 했다. 채소가 국물에 잠긴다는 ‘침지(沈漬)’라는 의미에서 ‘침채’라는 고유의 명칭이 생겨났고, ‘침채’가 ‘팀채’, ‘딤채’, ‘김채’로 변했다가 오늘날의 ‘김치’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즐겨먹는 고춧가루를 넣어 붉게 물들인 김치가 나타난 것은 17세기 말이다. 고추는 17세기 초엽에 일본을 통해 조선에 들어왔지만 김치에 고춧가루를 넣기까지에는 100년이 걸렸다. 또 이때부터 고춧가루와 함께 젓갈류도 김치에 넣게 되어 비로소 오늘날과 같은 김치가 만들어졌다.


이제 김치는 한국의 음식문화의 대표적인 식품이 되어 한국 음식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미국 전국의 대형 수퍼마켓 어디를 가나 김치는 선반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인 식품이 되었으며 많은 외국인들도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김치가 미국에서도 하나의 ‘문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2021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김치의 날’이 제정되더니 뉴욕주, 워싱턴 D.C, 하와이주로 번지고 이제는 브라질 상파울루시와 아르헨티나, 영국 킹스턴왕립구도 ‘김치의 날’ 제정에 동참하여 세계적인 문화가 되고 있다.

특히 2023년 올해에는 미국 공식 기념일 제정도 앞두고 있다.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에서는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선포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한국계 영 김·앤디 김 의원을 비롯해 16명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다. 이 결의안은 오는 12월 6일 본회의에 올려 채택하기로 했다. 김치가 한국인의 소울 푸드를 넘어 K-푸드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김춘진 사장은 “대한민국 김치의 날이 글로벌 김치의 날로 확대 정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구촌 곳곳에 김치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지키겠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경제적 효과로도 나타나 2023년 1∼9월까지의 김치수출액은 1억1,88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한인마트에 가보면 10여 종의 고춧가루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한국산 고춧가루는 1~2종에 불과하다. 한국산은 중국산보다 가격에서도 2배 이상 비싸다. 필자의 선입견인지는 몰라도 매운맛과 색깔에 있어서 한국산과 중국산 고춧가루는 다르게 느껴진다. 한국이 김치의 진정한 종주국이 되려면 이러한 재료에서부터 종주국이 되어야 하고 그 가격도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이 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주동완 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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