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이란 무력충돌 7일째
▶ 전세기·차량 비용 폭등
▶ 한인 여행업계에도 여파

이란 전쟁의 여파로 두바이와 도하, 아부다비 등 중동 지역 주요 공항의 하늘길이 막히자 발리 공항에서 발이 묶인 이용객들이 에미레이츠 항공 카운터 앞에 모여 불안 속에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사태가 일주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로 전 세계 노선을 연결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 등 중동 지역 주요 공항에서 각국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편 취소와 영공 폐쇄가 잇따르며 중동 최대 항공 허브인 두바이 공항마저 정상 기능이 흔들리자 한인들을 포함한 미국과 각국 여행자 및 현지 체류자들의 발이 묶이면서 현지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천신만고 끝에 육로 국경을 넘는 등 ‘각자도생’식 탈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연일 중동 지역 인근 국가들에 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이란과 이라크,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 여러 국가가 영공을 폐쇄했고, 두바이 국제공항은 제한적인 항공편만 운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인들은 전세기나 차량을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나 오만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국경 검문소에서는 긴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이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출장차 두바이에 왔다가 두 차례나 귀국편이 취소됐다는 양모(60)씨는 “내일 돌아가는 비행기가 취소된 이후 다시 유선으로 오는 9일 밤 비행기를 예약했다”고 했다. 양씨는 “항공편을 수소문해보니 에미레이트 항공사의 경우 두바이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행은 열려있는데, 한국행이 없다고 하더라. 그 이유를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늘길이 막히자 비싼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인접국 오만 국경을 넘는 육로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사람들을 모아 ‘탈출팀’을 꾸리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위기 대응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들은 기업들이 직원을 대피시키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보험사는 “성인 2명과 어린이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을 전용기로 대피시키는 비용이 최대 25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중동 항공 교통의 핵심 허브인 두바이가 사실상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남가주 한인 여행 업계에도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인 여행객 중에도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바이 공항을 거쳐서 인근 국가를 방문했던 남가주 한인 여행객들이 돌아올 때는 다른 경로를 통해 미국으로 복귀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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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