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뉴욕한인회 이사회 중심체제로 전환을 기대하며

2023-03-08 (수) 김성준/대뉴욕지구 보험재정협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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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는 60여 년 전 불과 수백 명의 유학생 및 지상사 직원들의 친목단체로 출발하여 오늘에 이르렀는데, 그때는 한인회밖에 이렇다 할 단체가 없었으므로 명실공히 한인사회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한인인구가 수천이 될 때까지도 불특정 다수투표로 뽑는 회장선거제도가 별 문제가 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한인사회는 60여 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와 다양성의 소수민족 공동체로 성장 발전하여 그때 만들어진 회칙은 그간 여러 차례 짜깁기를 하였지만 이제 어릴 때 입던 옷이 어른이 되자 맞지 않는 것처럼 옹색한 유물이 되어버렸다.

이번 기회에 회칙개정위원회는 뉴욕한인회 구조를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구조로 개혁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주장하는 이사회 중심체제로 바뀐 뉴욕한인회는 대뉴욕지구에서 활약하는 모든 한인 단체들, 즉 각 지역 한인회, 각 직능단체, 각 향우회, 각 사회봉사 단체, 각 동호회 등 모든 단체들이 위촉하는 대의원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 이사회에서 회장을 뽑고, 그들이 뽑은 회장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이렇게 성립될 이사회는 각 단체가 각각 대의원들의 이사회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능력에 상응한 숫자의 대의원을 위촉하여 총 100~200명의 대의원들로 구성된다.

이렇게 구성된 이사회가 회장의 활동과 사업을 승인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역대회장들은 상임이사가 된다. 상임이사들은 회장선거를 관리한다. 회장선거 때는 이사회가 동포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회장 후보자들의 자격을 검증하는 공개 토론회를 주관하고 표결하여 선출한다.

이렇게 하면, 선거비용이 입후보자들이 낸 약소한 공탁금으로 제한되어 불특정 다수표를 확보하기 위해 써야할 수십 만 달러에 달하는 각 후보자들의 선거비용이 절약되므로, 금권타락선거를 지양할 수 있다. 또한 이민생활에 바쁜 동포들을 투표장으로 동원하기 위해서 부질없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속해있는 보험재정협회는 이사회 중심체제로서 이사회에서 회장, 부회장, 감사, 등을 선출하고 회장을 역임한 사람들은 상임이사로서 선거관리를 한다. 이사회가 회장, 부회장, 감사, 등을 추천하고 선출하고, 모든 사업을 승인 감독하고, 임원의 징계 면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뉴욕한인회도 이처럼 이사회에 권한을 부여한다면,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삼개 주에서 활약하는 각 지역한인회 및 각 직능단체들은 그들의 재정능력에 비례하는 숫자의 대의원을 대뉴욕지구 한인회의 이사회에 내보낼 수 있을 것이다. 소정의 이사회비를 낼 수 있는 재정능력이 각 지역한인회 및 각 직능단체들의 대의원 숫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현 한인회의 이사회는 이러한 기능과 권한이 없기 때문에 회장이 바뀔 때마다 구걸하다시피 이사위촉을 하나 이사회비도 잘 걷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사회 성원이 안 되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에서 회장을 뽑게 되면 선거부정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 그들은 적어도 동포사회의 지도자들이다. 돈 몇 푼에 투표권을 팔 줏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설령 그런 사람들이 소수 있다하더라도 전체의 흐름을 방해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거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보아온 어느 후보자보다도 더 자격을 갖춘 한인회 회장 후보자들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뽑은 뉴욕한인회 회장을 구심점으로 한인사회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주류사회를 향한 우리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뉴욕 한인회는 한인사회의 실세들에 의한 대의기구가 되어야 한다.

<김성준/대뉴욕지구 보험재정협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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