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뉴욕한인회 현 정관의 문제점

2023-01-25 (수) 김광석/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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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의 정관(영문판)을 보면, 두번 놀란다. 첫째,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들을 하나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처럼 억지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고, 둘째로 비영리단체의 정관이라기보다는 소수인원, 특히 회장을 위해 제도화한 규정집이라는 것이다.

부족한 소견이지만, 비영리단체로서의 한인회 정관에 대한 문제점들을 몇 가지 제시한다. 한인회내에 정관위원회가 상주하고, 금년초에 시행될 회장선거를 위해 정관 수정이 있을 것이라 보도되었는데, 수정에 참고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현 정관의 문제점들은 크게 5가지로 요약된다.

(1)Conflict of Interest (이익갈등): 비영리단체에서 Conflict of Interest는 절대 피해야 할 규정이다. 뉴욕주정부에서 비영리단체 정관에 Whistle blow(내부고발자)규정과 함께 Conflict of Interest의 규정을 명시하도록 되어 있다.


한인회 정관에도 Conflict of Interest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뉴욕한인회 이사회는 17명으로 구성되는데, 구성내역은 비영리단체에서 6명, 영리단체에서 6명, 회장이 임명하는 4명, 그리고 회장이 반드시 임명하고 이사회는 형식적으로 결정하는 이사장 1명 이다. 회장이 바뀌면 이사 4명과 이사장은 회장의 임의대로 바뀐다. 이 임의규정이 Conflict of Interest에 해당된다.

(2)총회의 정족수: 한인회에 등록된 250명이상이면 총회가 성립되고, 이중 과반수로 의사를 결정한다. 수십만 한인들중에 125명 이상이면 총회안건이 결정된다는 무엇을 뜻하는가? 과연 총회가 필요한 것인가?

(3)회장의 직선과 공탁금에 관한 것: 회장을 직선하는 것은 직능단체나 회원중심의 협회 등에서 채택할 수 있지만, 일반 Charity organization에서 직선으로 회장을 선출하는 경우는 없다.

그래도 직선을 택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을 하다보니 선거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위해 후보자들이 공탁금제도를 만들어 매관매직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회장이 되어서는 모든 재정을 책임지는 규정을 만들고 재정보증인까지 요구하고 있다. 임원에 Treasurer(재무이사)가 없는 정관도 매우 이례적이다.

(4)회장후보 자격에 관한 것: 회장으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한인회에서 최소 2년간 이사나 임원, 또는 직원으로 일을 했어야 한다고 한다. 17명의 이사와 회장이 선임한 임원 또는 직원으로 자격을 한정함으로 한인사회를 한인회로 축소하고 있다. 한인사회를 위해 오랫동안 수고한 사람이 있더라도 그에게 자격이 주어지지 않을 수 있는 부적절함이 있다.

(5)회장 중심에서 이사회 중심으로: 모든 규정들이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데, 회장은 임기가 있어 연임을 하더라도 4년이면 다른 회장으로 대체되는데, 회장에 따라 정책이 바뀌며, 한인회 업무의 지속성이 결여된다.

비영리단체의 의사결정기관은 이사회이다. 현 이사회를 17명에서 한인사회를 전체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범위로 확대해서, 각 지역한인회, 대표단체들, 덕망이 있는 개인들, 2세들 단체들, 유학생단체, 주재원그룹, 조선족단체들도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범 한인이사회로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회장은 이사회에서 선임하고 경우에 따라 2세를 회장으로 선임하고 연봉을 지불할 수 있는 체제로의 변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점 있는 것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기존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벗어나지 못하는 시간만큼 손해일 뿐 아니라 후대들에게도 그들이 참여해서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민망한 일이 될 것이다. 변화는 쉽지않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우리는 앞날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김광석/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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