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 새해와 시작

2023-01-20 (금)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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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을 잘 세우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일을 끝마치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Well begun is half done’ 이라는 말을 했다. 시작을 잘 하면 반을 이룬 것과 같다는 뜻이다. 시작을 못하는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중에 하겠다고 미루는데 있다. 미루다 보면 목표의식이 흐려지고 실행이 어려워진다.

시작할 적당한 때를 기다리느라 시간을 낭비하기가 쉽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작은 것이라도 당장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 는 자신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라고 익살스러운 말을 남겼다.


오늘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은 더 큰 능력을 불러와 더 큰 일을 하게 된다. 신약성경 야고보서에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는 구절이 있다. 이웃사랑을 외쳐대면서 자신은 사랑으로 아무것도 베풀지 않으면 어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새해 초에 세운 나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이웃에게 먼저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고 격려하는 말을 하기, 대화할 때 내 말을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기, 밝게 웃고 인사하기, 안부 전화 먼저 하기 등 사랑으로 베풀기이다. 직업적인 일 외에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영적으로 성장하기, 책읽기, 글쓰기, 여행 등이다. 나의 건강을 위해서는 걷기, 맨손체조, 산행, 자전거 타기 등이다.

새해가 시작된 지도 어느새 보름 이상이 지났다. 이제 돌아보니 아직 시작도 안한 것이 있다. 나 자신도 어떤 일은 자꾸 나중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머나먼 길을 가는 것도 처음에 한 걸음 띄어 디딤으로 시작된다. 아무리 시작이 반이라 해도 계획된 일을 끝까지 실행하기 위해서는 해내겠다는 결의와 열정과 끈기와 부지런함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22일은 설날(음력 1월 1일)이다. 아직 시도도 하지 않은 새해 계획은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세분하여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야겠다. 구약성경 욥기에 있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는 구절을 묵상하며 새해 벽두에 세운 계획들을 최선을 다해 실행하겠다고 다짐한다.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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