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위대한 협력자 바나바’

2022-11-28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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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이 예루살렘에 가서 제자들을 사귀고자 하나 다 두려워하여 그의 제자 됨을 믿지 아니하니 바나바가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그가 길에서 어떻게 주를 본 것과 주께서 그에게 말씀하신 일과 다메섹에서 그가 어떻게 예수의 이름으로 담대히 말하던 것을 말하니라.”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자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더라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일 년 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
(누가의 ‘사도행전 9장, 11장’에서 인용)

한국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는 훌륭하나 합력(合力)이 잘 안 된다는 얘기를 듣는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단일 민족인데도 마른 모래같이 흩어지고 분열되기만 하니 민망하다. 다민족 사회인 미국 사람들의 시멘트 같은 단결력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이제 우리에게도 흩어진 대한 민족의 마음과 정신을 하나로 합력시킬 수 있는 바나바같은 탁월한 ‘협력의 리더(co-leader)’가 우후죽순처럼 일어나야 한다.


‘위로의 아들’, ‘권위자(勸慰子)’이란 별명을 지닌 바나바. 이방인 선교의 거인 바울과의 오랜 우정과 협력으로 유명한 바나바. 그는 본래 큰 능력의 사람이 아니다. 안개꽃같이 작은 자다. 하지만 바나바 없는 초대교회를 생각할 수 있을까. 바나바 없는 예루살렘 교회, 바나바 없는 안디옥 교회, 바나바 없는 선교, 바나바 없는 바울을 생각할 수 있을까. 없다.

바나바는 위대한 협력자다. 예루살렘의 사도들이 바울을 거부할 때 바울을 적극적으로 변호해준 멘토(mentor)가 바나바다. 바나바는 위대한 ‘leader maker’이다. 먼 변방 다소에 은둔하고 있던 무명의 바울을 큰 무리가 모여있는 안디옥으로 데려다가 교회의 리더로 세운 사람이 바나바다. 바나바는 바울보다 연장자이고 예수도 먼저 믿었지만 늘 바울의 뒤에 서서 안개꽃 같은 배경 역할을 한 후원자였다.

바나바는 사랑으로 위로하고 믿음으로 권면하는 특별한 은사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자기의 이름을 늘 숨기는 겸손 때문에 안디옥 교회가 크게 부흥하는 기틀을 닦았다. 그는 늘 그늘에 있었지만 하나님의 빛을 항시 드러내었고, 많은 사람의 뒷전에 익명으로 있으면서 리더를 키우는 영적 스승이었다.

이제 한국에도 리더십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일인 카리스마 리더십은 21세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 시대를 이끌어 갈 리더십의 모델은 모세-여호수아, 사무엘-다윗, 엘리야-엘리사, 바울-바나바와 같은 협력형 리더십이어야 한다. 당신은 리더인가. 다양한 구성원 간의 항구적 유대성을 확고하게 추구했던 협력의 리더 바나바에게 배우라. 중요한 자리에 갈 때 마다 바울이 바나바와 동행했던 사실을 기억하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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