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생각 - 두 아들

2022-10-27 (목) 나정길/수필가
크게 작게
어느 마을에 선비가 살았다. 선비는 가난했지만 비굴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 주지않으며 자식들에게는 올곧게 살도록 가르쳤다.

선비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큰 아들은 아버님 말씀을 잘 따라 착하고 부지런하게 살았고 작은 아들은 고리타분한 선비 정신 따위는 찢어지게 가난만 남는다고 집안을 뛰쳐나가 살다가 거리의 여인을 만나 아들 딸 둘을 낳았다.

큰 아들은 부모님이 정해주는 양가집 규수를 배필로 들여 다복하고 부지런히 살았다. 부모님이 물러준 작은 논밭이라도 땀을 흘러 일구고 부인은 밤마다 길쌈으로 옷감을 짜 장터에 내다 팔아 착실히 저축하였다.


모아진 자금으로 논밭을 늘리고 더 큰돈을 모아 두부공장과 작은 방직공장을 세워 부자가 되었다. 아이들은 각기 재능에 따라 공부를 시켜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작은 아들은 가족들은 내 몰라라 하고 동네 불량배를 이끌고 시장 상인들을 갈취하고 쌈질과 술타령을 일삼았다. 어느날 한 밤중 작은 아들은 흉기를 든 불량배들을 이끌고 형집에 쳐들어와 난동을 피었다. 부모의 재산으로 부자가 되었으니 재산을 반으로 나눠야 한다고 억지를 부렸다.

동네 사람들이 몰려와 불량배들을 내 쫓고 사태를 진정 시킬수 있었다. 그 뒤로도 수차례 술에 취해 들어와 횡포를 부렸다. 형은 조용히 동생을 불러 살 집과 일자리를 줄 터이니 함께 살자고 하였다. 치사하게는 살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동네 사람들도 그를 외면하여 더욱 외로워 졌다. 그는 외톨이가 되어 갔다.

동생의 처자들은 살 길을 찾아 큰집에 와서 도와 달라고 간청을 하였다. 큰 아들은 그들에게 살 집을 마련해 주고 계수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조카들은 공부를 하도록 학교에 보냈다.

이것은 가상의 이야기다. 그러나 같은 조건이라도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가 어떻게 다른가 하는 차이점을 생각해 본다. 한 걸음 더 남북한의 현 실정에 대치해 본다.

<나정길/수필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