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생각 - 울화통

2022-10-19 (수) 김배묵/뉴저지 포트리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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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우습게도 유독 한국사람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말들이 있다. 예를들면 ‘너죽고 나죽자’인데 선뜻 이해가 안되는 말이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절충의 여지가 없을 때 쓰이는 표현이다.

특히 동종업체들의 제살깎기식 경쟁이 심화되어 극단으로 갈 때 나오는 딱한 현상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도 있다. 아마도 질투심을 느끼기에 가장 적당한 거리와 관계인 것같은데 어쩐지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그리고 “배째” 라는 용어도 가끔 들린다.

우리 대화에도 “죽겠다” 라는 묘사가 많은 상황들의 끝머리에 붙는 것도 재미있다.
“좋아서”, “싫어서”, 배고파서“, ” 졸려서“, ”심심해서“ 등 부지기수다. 왜 우리는 강조적으로 죽겠다는 표현을 써야 했는 지 그것도 정말 궁금해 죽겠다. 마지막으로 ”울화통이 터진다“라는 말이 있다.


울화는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인 ’화‘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이 마음에 쌓여진 화가 많은 민족인 것같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똑똑한 민족이고 창의력이 있는 민족으로 한류를 일으킨 우리들이다.

이제는 아마도 힘들지 몰라도 우리 마음 속에 쌓여있는 숨겨진 울화를 풀고 다스릴 때가 된 것 같다. 특히 요즈음같이 어수선한 세상에선 더욱 그것이 진정한 정신적 힐링이 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면 또 요구되는 것이다.

<김배묵/뉴저지 포트리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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