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론 - 퍼펙트 스톰인가, 완벽한 기회인가? 한국의 미래 교육

2022-10-13 (목) 이기동/뉴욕 답스페리고교 전 교장·한국 인하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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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세계화와 더불어 코로나 19의 대유행은 한국의 교육 개혁에 영감을 주고 있다.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는 문구는 극히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결론을 초래하는 드문 사건들과 관련되어 일이 몹시 잘못 진행될 때를 묘사하는 영어 표현이다. 그러나 이 문구는 현재 극한 위기 상황이 한국 공교육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완벽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많은 혁신적인 교육 추세를 묘사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으로서, 한국은 20세기의 가장 주목할 만한 경제 성공 실화 중 하나로 표현되고 있다. 교육에 대한 국민의 열정과 국가의 투자는 한국전쟁(6·25 전쟁) 이후 국가발전의 추진력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상한 경제 상승은 비용과 함께 왔고 지금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냉혹한 교육 시스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일류 대학 입학으로 과도한 경쟁시험은 몹시 치열하고 청년층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최근 블룸버그 글로벌 뉴스는 ‘양육 부담 때문에 한국은 세계에서 최저 출산율’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에서는, 출산율이 가장 낮은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교육비 때문이고, 특히 대학 입학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설 학원 비용 부담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한국 교육 시스템의 현 상황에 대한 이같은 기사내용은 마음을 무겁게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긍정적인 일들이 다수 일어나고 있다. 일례로 대구와 제주에서 ‘아웃사이드 더 박스 생각하기’를 추진하는 교육 혁신가들이 국제적 소양, 학습자 상, 그리고 가르침과 배움의 접근법과 같은 핵심 원칙들의 실행수단으로 국제바칼로레아(IB)와 협업하면서 현 교육공동체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IB는 ‘교육을 통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명으로 운영되는 국제 교육기관이기에, 학교에서는 세계적인 안목으로 사고하고 지역공동체에서 활동하면서 공감력과 문화인식력을 갖춘 세계 시민이 되도록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다.

얼마 전, 핀란드 교육부 장관 출신으로 제 8대 국제바칼로레아(IB) 사무총장에 오른 올리 페카 헤이노 넨(Olli-Pekka Heinonen)이 한국을 방문했다. 목적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더 잘 준비시킬 수 있는지, 국내의 영향력 있는 교육자 및 교육행정가들과의 토론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몇년 동안 코로나 19는 많은 도전을 불러 일으켰지만, 한국의 교육을 다시 상상 할 수 있는 기회, 일종의 동기를 제공하였다. 몇 년 전 OECD에 의해 계발된 “2030년을 위한 변혁적 역량”이라는 개념학습 틀처럼, 현재 한국의 교육개혁은 더욱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학생 중심입니다.

특히, 고등학교 학생을 위한 학점-기반 평가 체계를 수립하고, 디지털 리터러시와 인공 지능(AI)에 초점을 맞추어 새롭게 하고 있다. 이것들은 21세기의 도전에 직면하기 위한 학생들의 지식, 기술, 태도와 가치의 계발을 확실하게 하는 모든 긍정적인 변화이다.

교육공동체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또 다른 영역은 평가이다. 한국의 대입수학능력시험( 수능)은 대부분 지식 기반이고 총괄적이다. CNN과 BBC와 같은 언론매체는 매년 11월 학생들이 하루 동안 힘겨운 시험을 치르는 동안 주식시장이 늦게 열리고, 항공기의 항로를 변경시키는 등 전국이 정지된다고 보도할 정도이다.


한국의 많은 교육자들은 객관식-선택 평가 형태인 수능이 21세기의 기술과 역량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까닭에, 교육 개혁의 일부로, 논술형 평가제를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고등학교로 확장하려는 계획이 있다. 우리가 학생들을 평가하는 방법의 변화는 학교에서의 교수법(敎授法)와 학습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종적으로, 세계적인 시민과 관련된 학생의 역량 달성은 한국의 많은 고등교육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우선시 하고 있다. 교육자들은 세계시민교육을 일 년에 몇 주, 몇 달에 걸친 단기 ‘교육과정’이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삶의 방식, 마음가짐이 될 수 있는 교육과정에 통합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세계 시민 교육에 깊이, 진정으로 몰입 될 때, 그들은 세계 시민,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 되어서 자신들의 문화뿐만 아니라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것이다.

교육 공동체에서 일고 있는 퍼펙트 스톰이 한국 교육을 새롭게 창조해 가는 완벽한 기회가 되길 희망해 본다. 약 반세기 전 모국을 떠난 한국계 미국인 교육자로서 저는 앞으로 몇년 안에 이같은 개혁의 퍼펙트 스톰이 한국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이기동/뉴욕 답스페리고교 전 교장·한국 인하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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