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생각 - ‘2022 US OPEN 테니스’ 관람

2022-09-14 (수)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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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유에스 오픈 테니스 대회 첫 경기가 열리는 날인 8월 29일 뉴욕시 플러싱에 있는 경기장에 갔다. 롱아일랜드 고속도로 서쪽 방향으로 그랜드 센트럴 파크 웨이 교차로에서 파킹장까지 가는데는 교통체증으로 50분 정도 걸렸다. 7번 전철이나 롱아일랜드 기차로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직 코로나 사태가 끝나지 않았으나 수만 명의 사람들이 경기를 보러 왔다.

세계각국에서 선발되어 온 선수들이 한 번 지면 탈락하는 토나멘트 방식으로 경기를 한다. 남자 단식, 여자 단식, 남자 복식, 여자 복식, 혼합 복식, 주니어, 시니어 대회가 있으며 휠체어 선수를 위한 부문도 있다. 2022유에스 오픈 전체 상금은 $60102000이다.

최종 승자기 되기 위해서는 단식의 경우 7번의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평소에 쌓은 힘과 기량과 투지와 끈기가 결합되어 승리를 이루는 것이다. 관객들은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보며 환호한다.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를 받아 나라 이름 없이 개인 이름으로 참가했다.


여러 코트에서 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한 코트에 들어가 보니 일본 남자선수인 요시히도 니시오카와 스페인의 알레잔드로초키나 선수가 경기를 했다. 일본 선수가 패배하자 화풀이로 라켓을 부러뜨렸다.

라켓이 무슨 죄일까.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지면 자신의 역량부족으로 알고 상대선수에게 축하의 인사를 하는 것이 진정한 운동선수의 자세일텐데. 다른 코트에 가서 남자선수들의 경기를 보았는데 모두 셔츠가 땀에 흠뻑 젖어 몸에 달라붙울 정도로 온 힘을 다해 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는 권순우 선수가 참가하는데 아쉽게도 이날 경기가 없었다. US 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올린 최고 성적은 1981년에 여자 이덕희 선수가 16강에, 남자 이형택 선수가 2000년과 2007년에 16강에 오른 것이다.

캐나다의 비안카앤드레시우 선수와 프랑스의 하모니탠 선수의 대결은 한 경기씩 이겨 1대 1에서 캐나다 선수가 한 게임을 더 이겨 승리했다. 세계랭킹 2위였던 튜니지의 여자선수 온스자버와 미국의 메디슨브랭글 선수의 경기도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관록의 온스자버 선수의 2대 0승리로 끝났다.

두 선수 모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선수의 국적에 상관없이 좋은 경기를 펼칠 때마다 박수를 보내며 격려하는 관중들의 수준이 높아 보였다.

1881년에 시작된 유에스 오픈 테니스대회는 1978년부터 뉴욕 퀸즈의 플러싱 메도우-코로나 파크에 있는 빌리진킹 국립 테니스 경기장에서 매년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2주동안 열린다.

뉴욕의 한인이 많이 사는 곳에서 가까운 경기장이다. 경기장 남쪽 입구 앞 지구본 상징물인 Unisphere 주위 분수대들이 물줄기를 세차게 올리고 있다.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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