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래스카 앞바다 ‘물 반 연어 반’...기후변화 아랑곳, 삭카이 연어 회귀량 매년 신기록

2022-08-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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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와 상관없이 알래스카 서남부의 브리스톨 베이에 올 여름에도 삭카이 연어가 7,830여만 마리나 회귀해 작년의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알래스카와 워싱턴주 등지에서 몰려온 1,500여척의 자망어선이 브리스톨 연안에 포진해 지금까지 거의 6,000만 마리를 포획했다. 이는 예년 평균보다 26%가 많으며 미국 내 모든 사람에게 4분의1 파운드씩 돌아갈 수 있는 양이다.

반면에 알래스카 내륙의 유콘 강으로 회귀하는 킹 연어와 첨 연어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회귀 량이 급감해 이를 주식으로 삼는 인디어원주민들이 지난 2년간 수확을 거의 포기했을 정도다.


기후변화가 문제되지 않았던 1940년대에도 고작 470만 마리에 불과했던 브리스톨 삭카이 연어의 회귀가 최근 크게 늘어나는 원인과, 특히 삭카이 연어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이유를 찾아내려고 과학자들이 고심하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28일 특집기사로 보도했다.

워싱턴대학(UW) 어류생태학자인 대니얼 신들러는 바다 수온이 2~3도 상승한 지난 10년간 삭카이 연어 회귀가 오히려 늘었고 온난화가 특히 심했던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신들러는 알래스카 내륙의 호수 얼음이 1950년대보다 약 2주 빨리 녹아내리면서 결과적으로 민물에서 자라나는 유년기의 연어들에게 보다 많은 먹이를 공급해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7년부터 매년 우드 강 상류의 너카 호수에 찾아와 삭카이를 살피는 신들러는 하천으로 올라오는 연어가 몸집이 작아 물이 얕은 자갈밭에서도 쉽게 헤엄쳤다며 올해 잡힌 삭카이 연어가 평균 5.54 파운드로 종래 것보다 17% 정도 가벼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연어가 작아졌다는 것은 산란 양이 줄어든 다는 것을 뜻하므로 반갑지 않은 현상이라며 “연구를 거듭해도 모르는 일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베링해 연안에서 연어 생태를 연구해온 연방정부 소속 과학자 에드 팔리는 삭카이 연어가 수온이 찬 겨울보다 따뜻한 여름철에 더 많이 발견됐다며 강에서 갓 내려온 어린 연어들이 동남쪽의 알래스카 만이나 서쪽의 러시아 캄차카 반도 근해까지 진출해 주식인 플랑크톤 외에 명태 치어 등 다양한 먹잇감을 쫓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따뜻한 수온이 삭카이 연어들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며 베링해 수온이 예년보다 9도나 높았던 2019년에도 연어들이 계속 번성해 올해 기록적인 회귀 량을 일궈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비록 높은 수온에도 삭카이 연어의 회귀량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몇 도가 그 상한점인지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연어는 68도(화씨)를 넘는 수온이 며칠 이어질 경우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9년 여름 브리스톨 베이의 이구시크 강 수온이 며칠 동안 70도를 상회하자 강을 따라 산란장으로 올라가던 삭카이 연어들이 대량 폐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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