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고’ 타령

2022-08-03 (수) 김길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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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를 전후하여 한국의 식량난이 극도에 달했다. 그때 생긴 말이 보릿고개다. 그전에도 있었지만, 쌀농사 지은 것이 다 떨어지고 보리가 아직 생산이 안 되어 먹을 양식이 떨어진 상태다. 그 때 출몰한 것이 거지들인데 이 거지들이 여흥을 돋우기 위해 부른 노래가 장타령이다.

구성진 그 노래 하나 소개 하면 “ 작년에 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일자 한자를 들고 보니 일선에 가신 우리 남편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이자 한자를 들고 보니 이승만씨가 대통령 함태영씨가 부통령./ 삼자 한자 들고보니 삼천리 금수강산 남북통일이 언제 되려나. (웬말인가? ) 어 ! 시구, 시구 들어간다. 밥 한술 주십시요. “ 이다.

그런가 하면 중고등 학교 다닐 때는 ‘봉 타령 ’ 이란 것이 있었다. “ 울륵봉 터진봉 개미허리 불륵봉 봉봉의 봉 타령/ 금강산 일만이천봉 남배우에 윤일봉 여배우에 도금봉 여가수에 심수봉/ 봉봉의 봉타령....“ 창가에 앉았다가 아끼고 있는 동양란, 서양란 호야 하트를 보며 “고 타령” 이 나온다. “ 이 돋고 잎이 나고 줄기가 뻗고 꽃이 피고 지고 고 타령! 아름답고 청초하고 사랑스럽고 신비하고 고타령 ! 예쁘고 고상하고 기특하고 신기하고 고고고 타령......” 에따, 모르겠다. 타령 그만 하고 한 여름 낮잠이나 한숨 자야겠다.

<김길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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