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화음 만들기

2022-08-02 (화)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크게 작게
화음(Harmony)은 음악 용어이다. 여러 개의 음을 모아 더 고차원적인 소리를 만드는 것이 화음이다. 사람의 음성으로 화음을 만든 것이 합창이고 악기의 소리로 화음을 만든 것이 합주이다. 웅장한 오케스트라도 기악의 합주이다.

화음 만들기는 음악 뿐이 아니라 사람의 사회에도 활발하게 진행된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 지금으로부터 246년 전 1776년 미 대륙의 13주를 모아 미 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는 대화음을 만든 것이 미국의 탄생이었다.

미국이야 말로 여러 소리를 모은 합창의 나라이다. 출신국이 다른 사람들이 모였고, 말과 피부의 색깔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하나로 뭉쳤다.


미국 속의 한국인은 역사가 짧아 겨우 짐을 풀고 살 터전을 마련한 정도이지만 합창에 참가하였으면 전체의 화음을 위하여 제 구실을 해야 한다. 훌륭한 지휘자는 가장 작은 악기인 피코로의 소리도 화음이 안되면 집어낼 수가 있다고 한다. 이제 한국 이민들은 집도 사고 가게도 사고 아이들도 좋은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거기서 만족하면 화음 만들기를 해야 하는 미국 시민이 못된 것이다. 미국 속의 한국인도 지역사회와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 만들기에 공헌해야 한다. 미국은 해마다 봄철에 세금보고를 한다. 나는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낼 까 하는 생각보다 위대한 화음을 만든 좋은 나라에 살게 된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금보고를 한다. 내 아들은 미국 정부가 하는 평화봉사단에 참가하여 아프리카에 가서 집을 지어주는 일을 하고 돌아왔다. 나의 교우 한 가정은 아프리카에 가서 8년 동안 병원 일을 하면서 아프리카 여성들 250명을 간호사로서 훈련을 시키고 돌아왔다. 미국은 미국 뿐이 아니라 전세계에 나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다. 그것은 세계적인 화음만들기이다.

미국인들에게 비친 한국 인상은 한국인들은 어디에 가나 교회를 세우고 부지런하며 성격이 온유하다는 것 등 대체로 좋은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한국인도 흑인이나 히스패닉 계에 대하여 인종차별을 한다는 부정적인 인상도 주었다.

나와 친구가 된 백인 목사가 있다. 그는 척추 장애자(곱사등이)와 결혼하고 흑인 아이를 양자로 한 특별한 백인인데 나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미국의 백인들이 인종차별 주의자들이라는 것을 당신도 알 것이다. 그러나 코리안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을 미국도 알고 있다. 그런 생각을 고치고 어느 인종과도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진정한 미국시민이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와이에서 관광 잠수함을 탔다. 바다 속 물고기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노랑나비’란 이름이 붙은 물고기가 있다. 그들은 암놈과 숫놈이 반드시 함께 다닌다. 만일 한 마리가 죽으면 남은 짝은 금식을 하다가 결국 죽는다고 한다. 그 동안의 조화(화음)가 깨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의 이야기이다.

바울은 사랑을 사람의 봄으로 비유하였다. 사람은 눈 입 손 다리 등 모든 기관이 조화를 이루고 산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화음을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람 뿐이 아니라 대자연이 화음을 이루고 있다. 창조자가 모두가 협력하여 살아가도록 만드신 것이다. 우주가 장엄한 화음을 이루고 있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