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정상에서는 늘 머무를 수가 없다

2022-07-26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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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은 언제나 세계의 최고 높은 산을 찾는다. 그리고 그 산의 정상에 오르려고 목숨을 걸기도 한다.
거기서 영원히 머무를 것도 아니면서 짧은 시간 자신의 발자취만 남길 수 있을 뿐인데 말이다.

역사속의 군웅들도 지역의 패자가 되기 위해서 늘 싸움을 했고, 지역의 패자가 되면 중원의 패자가 되기 위해서 또 싸웠다. 그러다가 모두다 무찌르고 중원의 패자가 되면 모두가 자신의 적이 되고 심지어 자신의 심복들도 죽이면서 자신의 권좌를 지키려 했다.
그러나 그 권좌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기게 된다.

심지어는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식에게 빼앗기기도 했다. 그래서 인류는 권좌를 차지 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권좌의 임기를 두고 선거로 뽑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는 변화를 하였다.


사자는 자신이 속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서 틈만 나면 싸움을 하고, 그렇게 백수의 왕이 되면 자기 무리의 암컷들을 관리해야 하고 또 도전하는 수컷들을 물리쳐야 하기에 잠시도 쉴 수가 없다.

그러다가 늙고 병들면 자신의 수하에 있던 어떤 수컷의 도전에 목숨을 잃거나 꼬리를 내리고 비굴한 삶을 살든지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동물의 세계를 벗어나 살고 있는 인간의 세계도 비슷하다.

다만 폭력적 방법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아주 정치적인 방식과 사회적 규범 그리고 제도적인 방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을 뿐 그 내용은 똑 같다.
그러나 세계 최강의 자리를 놓고 싸우는 국가 생존의 방식은 여전히 동물의 세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전히 짧은 시간 밖에 머무르지 못하는 지역의 패자, 지구촌 절대 강자를 놓고 인류는 전쟁의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래서 아예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찾기 힘든 고산지대의 은둔형 국가도 있고, 지정학적으로 어쩔수 없이 수많은 외침에 이리 저리 휩쓸리며 사는 작은 나라도 있다.

반면에 강력한 힘을 구축하여 화끈하게 정복 전쟁을 통하여 대국을 건설한 나라도 있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인구가 많고 땅이 넓다고 늘 지역의 패자가 되지 않았다.
작은 집단이라도 강력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지역의 패자를 누린 민족과 나라들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도 긴 역사로 볼 때 아주 짧은 순간 그들이 그 지역의 패자의 지위를 누렸을 뿐 금세 다른 민족과 집단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다.

집단 하나 하나의 흥망성쇠를 볼 때는 위대하고 불행한 역사일 수는 있지만, 인류 전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류는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는 진보의 변화를 하여 왔다.
오늘날 인류 문명은 끊임없이 진보하여 온 결과물이다. 한때 정상에 올랐다고 늘 그것에 안주 했던 문명은 퇴보하고 사라진다.

아이가 크면 새로운 옷을 입혀야 하고, 세상이 변하면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은 변하는데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새로운 것을 품지 못하면 그 나라는 더 이상 성장이 멈추고 노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변화를 이끈 주체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미래를 향한 변화의 노력이다.
지속적인 사회변화가 우리를 더욱더 풍부하게 하고 발전하게 만든다.

냉전 이후 군사력과 달러의 힘으로 절대 강국의 지위를 30년 누려 온 미국이 앞으로도 절대 강국의 지위를 가지려면 군사력과 달러의 힘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주도권을 만들어야 절대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우리는 바로 이런 선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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