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 아름다운 정원 산책

2022-07-11 (월) 김길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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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기념일에 주말과 연휴가 끼어 며칠 쉬는 기간에 가족들이 집에만 있기 따분 하다고 여행을 생각했다.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아 차로 갈 곳을 물색하던 중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하고 간단한 낚시 도구를 준비하고 롱아일랜드 방향으로 차 멀미를 틀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이 근처에 한 정원이 있는데 잠깐 구경을 하고 낚시터에 가잔다. 어렴풋이 가본 곳이라 생각 하고 공원에 들어갔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나? 장관이 펼쳐졌다. 웨스트베리 정원(Westbury Garden) 이다.

필라델피아의 롱우드 가든 (Long Wood Garden )이 꽃의 정원이라면 여기는 나무로 이루어진 정원이다. 200 에이커의 큰 공간이 수백 년 된 나무로 덮여 있고 곳곳에 아름다운 조각과 가구 수영장뿐만 아니고 잔디는 물론 조형물들이 산재해 있었다.


두 정원을 비교하면 롱우드 가든은 여성적이라면 웨스트베리 공원은 남성적이다. 두 정원이 다 자기 부인에게 헌사하여 바쳐진 순애보의 명소들이다. 화려한 분위기를 보며 “ 돈이 없으면 사랑도 못 하겠네 “ 란 아들의 푸념도 있었지만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름다움에 취해 낚시고 뭐고 다 잊고 여러 시간을 즐겼다. 평생 잊을 수 없는 곳이다. 바로 옆 동네에서 수십 년 살았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이런 아름다운 곳을 등한시 하고 멀리 했던 것이 아쉬웠다. 가족이나 애인들이 동반하여 하루쯤 즐길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가 아닌가 싶다.

<김길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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