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 미운털

2022-07-06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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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털의 사전적 정의는 안 좋은 선입관 때문에 어떤 짓을 하여도 밉게 보이는 것, 또는 몹시 미워하여 못살게 구는 언턱거리이다. 다시 말해 미운털이 박히면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다’라는 뜻이다. 누구든 살갗에 콕 박혀 빠지지도 않는 털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현재 미국에 그런 인물이 한 명 있다면 누구일까?

그는 얼마 전 발표된 공식적인 여론조사 통계에서도 입증이 되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6%까지 떨어지며 최저치를 갱신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다시 최저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못 미치면서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것이다. 앞으로 몇 개월 안 남은 중간선거에 시급함을 알리는 경고등이 번쩍거리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백악관 대변인까지 흑인 동성애자 여성으로 바꾸면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민심 달래기는 아무래도 불가능해 보인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8%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 대응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 기간에 삼성과 현대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내 지지율 조사는 호전될 기미가 안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위기 대응 지지율은 38%밖에 되지 않았고 80%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유발하는 미국의 군사정책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인 72%는 미군의 일방적인 군사 행동에 반대하고 있다. 지금 미국인들이 원하는 것은 빵과 기름이지 남의 나라 국경문제에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이제 지금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탈피해 정상생활로 복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는 그동안 미뤄왔던 가족여행을 계획했던 수많은 저소득 가정에게 바이든은 엄청난 미움을 받는 상황이 돼버렸다.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된 지미 카터를 방불케 하는 바이든의 실정에 국민들의 실망감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금 미국인들은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물가를 희망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경제력과 최고의 선진 정치를 한다는 미국이 왜 이지경이 되었는지... 미국에는 저장돼 있는 쉐일가스가 무한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기름 값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능한 정치 때문이 아닌가.

천정부지의 기름 값은 그렇다 치고, 또 식료품 값은 어떻게 잡을 것인지... 식량 자급 자족율이 수출하고도 남을 정도로 풍요하던 미국이 불과 몇년만에 이처럼 궁핍하게 되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트럼프가 선포해서 문제가 되었다는 주장도 이제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바이든의 국정 운영 기간이 벌써 2년이 다 되었다. 심지어 바이든이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에게까지 미운털이 박힌 이유는 미국인 모두의 삶의 질을 파괴시켰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끌고 갈 것인지 궁금하다. 국정운영의 실패를 둘러 댈 어떤 변명이나 핑계도 더 이상 통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죽해 최근 실시된 차기 대선 가상대결시 나온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4%가 트럼프를 뽑겠다고 한데 반해 바이든은 42%밖에 얻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바이든은 자기 책임을 인정한다거나 솔직하게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실책에 대해 사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운털은 결국 박힌 채로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미운털이 박힌 바이든에게 과연 유권자들은 호의적일까.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중간선거의 결과는 뻔할 것 같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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