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 사랑하는 며늘아기 혜나 영전에

2022-06-29 (수) 이한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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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여자 친구라고 하며 시몬이가 우리에게 너를 소개하던 때가 눈에 선하구나. 파크에서 처음 만났을 때, 긴 생머리에 보름달처럼 밝고 환한 얼굴, 키는 작지만 선하고 다부져보이던 네 모습에 많이 기쁘고 반가웠다. 우리 가정에 들어와서 예쁘고 착한 며늘아기로 살아온 지난 15년!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네게 고마움을 전한다.

전문 디자이너로 열심히 일하면서 그림, 요리, 꽃꽂이 등등 살림솜씨도 수준급이었지. 가족들과 친구들 이웃을 사랑하고 보듬고 섬기며, 교회의 집사로 헌신의 삶을 살아온 네가, 내게는 늘 고맙고 자랑스러운 며늘아기였다.

귀여운 손자들 예진, 예은, 예찬이를 낳아서 건강하고 예쁘게 잘 키우고 시몬이랑 함께 행복하게 살아줘서 너무 고마웠다. 아프고 괴롭고 힘든 날들, 곁에서 돌보며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


그러나 너의 병 치유를 위해 날마다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리며 지내왔다. 네가 그토록 사랑하던 삼남매는 주님 안에서 시몬과 함께 양가의 가족들이 잘 돌볼 것이니 염려하지 말거라.(중략)

그동안 수고 많았고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많이 사랑한다. 눈물로 환송하니 잘 가거라. 사랑하는 며늘아기 혜나야! 안녕! (6월23일 장례 예배를 드리며). 너를 좋아하고 사랑하던 시어미로부터.

<이한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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