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 인정과 교만

2022-06-17 (금)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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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다른 이로 부터 인정 받기를 원한다.

인정의 중요성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의 인정과 관심은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부모의 무관심은 자녀들에게 좌절과 가능성 마저 사라지게 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칭찬이 아이들을 더 나은 단계로 성장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칭찬이 지나쳐 그 아이의 마음에 교만의 싹이 되기도 한다. 어떤 학교에서 마을에서 또 한 나라에서 제일이라고 인정 받는 아이가 교만에 빠져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으면 그저 평범한 아이로 끝나는 것을 자주 본다.


아이들이 부모나 선생님으로 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못난 녀석’ 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그 아이는 더욱 엇나가고 만다. 똑똑한 아이에게는 이따금 꾸지람이 필요하고 조금 모자란 아이에게는 자주 칭찬하면 똑똑한 아이로 바꿔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 많은 벽에 부딪친다. 수없이 많은 시험을 치루어야 하고 다른 이들이 인정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어야 하고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 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자기 마음을 다 주고 그 만큼 사랑 받기를 원한다. 준 것만큼 받지 못하면 좌절하고 우울해 지기도 한다.

살다 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 어떤 이는 학식과 인품이 뛰어나 존경하고 싶은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자기 이름을 인정받기 위해 애를 쓰고 자기 얼굴 내기 위해 기를 쓰며 돈 많은 이는 자기 알아 달라고 거드름을 피우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이는 인정받고 싶어 가짓말도 서슴치 않는다.

‘악셀 호넷’(독일의 철학자)은 사회적 인정을 강조 했다. 회사나 교회나 어떤 모임에서 무시 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수치와 분노를 느끼게 되고 우울하고 고독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사회나 나라는 인정받는 사람들이 이끌어 간다. 그러나 그들의 교만과 독단이 그 단체나 국가를 혼란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다른 이의 인정을 받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늘 겸손해야 하는 것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나정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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