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 가정의 달을 보내고

2022-06-02 (목)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크게 작게
5월은 일명 가정의 달이라고도 하여 어린이날, 스승의 날, 어버이 날 등등 우리가 기려야 할 소중한 달이기도 하다. 성경 십계명에도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하셨고 특히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칭하여 모든 백성들이 나라에 충성, 부모에게 효도하는 미풍양속이 지켜져 왔기에 많은 타 민족들로부터도 존경과 칭송과 부러움을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가고 물질문명이 최고도 발달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인심마저 강박해짐으로서 우리의 고귀한 미풍양속마저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직면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듯하다.

나는 그래서 1999년부터 근 20여년간 효자 효부 시상식과 경로잔치를 개최하여 우리 동포사회에 의식개혁을 선도하고 차세대에 뿌리 내리게 하려는 취지로 매해 행사를 치뤄오다 코로나 사태로 몇 해 동안 중단 상태에 있음이 얼마나 안타까운 줄 모른다. 그래서 몇 주 전 한국일보 오피니언 기사를 통하여 효 이야기를 실은 바 있다.


그러던 중 어느 지인으로부터 카톡방을 통하여 보내온 글을 읽고 어찌나 감동 감격하였던지 금년 98세의 늙은이의 눈에서도 눈물을 머금을 정도였기에 많은 사람들에게도 공유하고 특히 자라나는 2세들에게 큰 교훈이 되게 하려는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1960년대 초 일본 동경에서도 최고 일류대학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 후 대기업 한 회사 직원 공채시험 중에 있던 일화다. 이 청년은 나이 어릴 적 일찍 부친이 돌아가시고 편모슬하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자식 성공시키려는 일념으로 온갖 고생을 무릅쓰고 매일 길거리에 나가 품삯을 벌었다. 2,000여 명이 응모하여 30여명이 1차 시험에 합격했고 면접시험에는 사장, 전무 상무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보게 됐다.

이 청년이 사장 앞에 섰을 때 “시험 성적이 아주 좋군” 그리고 이런저런 질문이 있은 뒤 마지막 질문을 하기를 어머니에게 목욕을 시켜 드렸거나 발을 씻겨드린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청년은 무척 당황하였고 그렇다고 거짓말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청년은 속으로 이제 나는 떨어졌구나 생각하면서 한 번도 없습니다 했다.
상무께서 그 청년을 따로 불러 “사장께서 특별 지시이니 내일 이곳에 다시 오되 어머니 발을 꼭 닦아드리고 오라”는 말이었다.

어머니는 문턱에 걸터앉으시고 세숫대야에 발을 담그시었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이고 엄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아들을 위해 이토록 고생하신 어머니를 생각할 때 청년은 복받쳐 오르는 울음을 터트리고 어머니 발을 부여안고 통곡하고 만다. 다음날 회사에 가서 사장님을 뵙고 어제 어머니와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사장님의 말씀이 없었다면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알 길 없었겠고 평생 불효자가 될 뻔 했습니다고 말했다.

울먹이는 청년의 어깨를 토닥이던 사장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씀 하셨습니다. “지금 바로 인사부로 가서 입사 수속을 밟도록 하세요”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얼마나 감동적이냐)

<임형빈/한미충효회 회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