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두 종류의 두 형태’

2022-05-31 (화) 김창만/목사 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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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이야기를 여러 나라가 듣고 떨며 블레셋 주민이 두려움에 사로잡히며 에돔 두령들이 놀라고, 모압의 영웅들이 떨림에 사로잡히며 가나안 주민이 다 낙담하나이다. 그들이 모두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나이다. 주님, 주의 권능의 팔 때문에 그들은 돌처럼 잠잠하였나이다. (출애굽기 15:14-16)

2)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이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네피림 후손 아낙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민수기 13:31-33)

위 문단을 보면 두 종류의 두려움이 존재한다. 1)의 두려움은 가나안 땅에 살고 있는 일곱 족속의 두려움이다. 이집트의 막강한 전차군단과 바로왕의 호위병이 모두 홍해에 수장된 후 시내광야에 진입한 이스라엘 백성의 승전보는 누가 들어도 혼비백산할 이야기다. 홍해 도강을 마친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광야 남쪽으로 이동한다는 정보를 듣고 가나안 일곱 족속들은 두려워 떨었다.


2)의 두려움은 40일 동안 가나안 땅을 치밀하게 정탐하고 돌아온 12 정탐꾼 중 10명이 표출한 두려움이다. 이미 가나안 족속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이스라엘 백성을 알고 두려워했다. 가나안 땅에 입성하면 승리는 이스라엘의 몫이다. 그런데 10 명의 정탐꾼과 이스라엘 백성은 뒤로 물러섰다. 가나안 족속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10명의 정탐꾼은 가나안 입성도 홍해를 걸어서 도강하듯이 쉽게 성취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나올 때 하나님이 행하신 열 가지 재앙과 홍해도강의 기적 사건에 도취되어 있었다. 희생이 따르는 모험의 길은 그들과 관계없다고 그들은 믿었다.

광야에선 하늘에서 메추라기와 만나가 거저 내려온다, 그냥 받아먹으면 된다. 가나안 땅은 다르다. 가나안 땅은 개척하고 싸워서 성취해야 얻을 수 있는 땅이다. 가나안 땅은 종간경쟁(種間競爭)이 치열한 영역이다.

종간경쟁에서 패배하면 멸종한다. 당신은 리더인가. 수많은 발길에 밟혀도 끝까지 살아남는 담쟁이, 괭이밥 같은 야생 잡초처럼 종간경쟁의 승자가 되라. 상대적 두려움에 사로잡혀 뒤로 물러서는 열 정탐꾼 같은 안전주의자는 되지 말라.

<김창만/목사 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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