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 인종차별이 있는 이민생활

2022-05-27 (금) 레베카 김/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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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미국에 이민 온 중년 중국 여성 에블린 왕(한국이름 양자경)이 코인 런드리를 운영하면서 전개되는 삼세대의 이야기. 이민생활하면서 겪는 공통점이 그 안에 있었다.

아들과 딸이 아시안 몇 명 안 되는 백인학교에서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아들은 자기를 귀찮게 하는 아이와 몇 번인가를 싸우고, 나는 부모의 자격으로 학교에 불러가고… 딸아이는 고등학교 때였던 거 같다. 코걸이 혀걸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 귀걸이 몇 개를 더 한다 하여 엄마의 최고의 강권을 발하여 겨우 막긴 했는데,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배꼽걸이는 언제 했는지…

두 아이가 학교 다니면서 겪은 인종차별은 이민 1세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가 없었던, 각자가 통과해야했던 이민생활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에버린 왕의 힘들었던 세월들이, 그렇지만 극복하고 다시 행복하게 시작하는 그들의 가정에 큰 박수를 보냈다. 기쁨이 흐느낌으로 변하여 내 안에서 나와 함께 출렁거렸다.

<레베카 김/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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