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 내세(來世)를 위한 늙은이의 삶

2022-05-18 (수)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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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는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다. 늙어지면 죽음을 받아들인다. 죽은 후, 어느 누가 지옥에 가고 싶어 하겠는가. 천당에 갈 준비를 해야 한다(기독교).

그리고 태어나는 어린 아이들을 보라. 어떤 아이는 총명하고 건강하게 부잣집에서 그것도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다(불교). 불교인들이 죽은 후, 어떻게 하면 좋은 복을 갖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해놓는 게 현명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작정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삶에 기준이라는 게 있다. 사회 법(法)이 삶의 기준이다. 법을 지키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왔었을 당시, 한국에서 법을 어긴 사람들은 미국에 이민 오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가 죽은 후, 내세에 들어갈 때, 이 세상에서 못된 짓을 한 사람들은, 천당이나 천상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올 때 빈손으로 온 게 아니다. 당신의 두뇌와 건강을 가지고 온 것이다. 한국에서 건강하고 총명한 사람은 미국에 와서도 계속 건강하고 총명하기 마련이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와 하나님을 믿으면 죽어서 천당에 간다고 했다. 천당에 들어가면 평화스럽게 영생(永生)한다. 그런데 불교는, 태어나면 죽는다.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 태어남과 죽음이 영원히 윤회(輪廻)하는 것이다.

늙으면 법을 지킴과 동시에 또한 자기 종교의 계명과 계율을 믿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는 천국으로 가는 6계명을 말했다. “살인(殺人)· 간음· 도둑질·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그리고 부모를 공경하고 이웃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라”(마태19;18)고 했다. 하나님을 ‘믿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계명을 ‘실천’하라고 암시해주고 있다. 히틀러는 가톨릭 신자였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사람을 죽였다. 비록 기독교신자라고 하더라도 천국에는 가지 못했을 것이다. 히틀러는 아마 지옥에서 그 죗값을 치루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의 대부분의 독재자들은 사람을 많이 죽였다. 돈도 불법으로 긁어모았다. 국민에게 거짓말도 많이 했었기에, 설령 기독교 신자라고 하더라고, 아마 죽은 후, 천국에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처도 ‘살생·도둑질·사음(邪淫)· 거짓말을 하지 말고 그리고 술도 마시지 말라' 고 말했다. 예수는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했는데, 부처는 살생(殺生)을 하지 말라고 한 점이 다르다. 물론 먹기 위해서는 살생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부처는, “5계를 지키면 죽어서 좋은 곳, 천상(天上)에 나게 된다.”고 말했다.

만약 지난 세월에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하고 거짓말을 해서 남들에게 사악한 짓을 저질렀다면, 지금 늙어서라도 참회하면 죄가 감소될 것이라고 부처는 말했다.

앞으로는 계명이나 계율을 지키면서, 가능하면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삶, 혹은 남들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면, 죽어서 천당이나 천상에 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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