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 어머니 날

2022-05-18 (수) 이선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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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날의 느낌은 연륜에 따라 색채가 다른 것 같다. 먼 시절, 고사리 손으로 애써 그린 카드와 종이 꽃 접어 내 손에 수줍게 쥐어 주던 그 시절이 참 좋았다.

이제 성인이 된 아이들은 제 가정 꾸리고 살아가며, 그 시절 부모의 수고를 알기나 한 듯 해 마다 더 살뜰해지는 선물꾸러미와 꽃다발. 그런데 나는 왜 당연하지 않은 것처럼 미안하기까지 한 것인가. 아마도 내 어머니를 닮아서 인가보다.

살아 생전 선물을 드리면 만류하시던 내 어머니의 모습. 어느 해 아이들을 데리고 모국의 어머니를 방문 했다. 나와 떨어져 사시는 동안 때 되면 송금해 드린 용돈을 쓰지도 않으시고 모아 두셨다가 딸을 만난 그 날, 아이들과 쓰라며 다시 돌려 주셨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한 없는 사랑이었으리. 남편에게 고운 꽃다발과 선물 받아들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내 어머니를 그리워 하며 울먹이는 날이다.

<이선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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