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우아한 노년기

2022-05-17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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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히브리인의 지혜서에 이런 말이 나온다.

“젊은이의 영광은 그 힘이요, 늙은이의 영광은 그 백발이니라”(구약성경 잠언20:29) 백발을 영광의 흔적으로 보라는 것이다. 나는 우아한 노인들을 많이 보아왔다. 연령상 노인이나 그 말과 태도는 여전히 젊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노년기를 우아하게 보낼 수 있을까? 첫째로 노인도 두뇌 활동을 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몸이 안 움직여도 머리는 움직일 수 있다. 산책을 하거나 바둑을 둘 수도 있고 게임을 할 수도 있고 가벼운 운동도 좋다. 나는 방에서 자전거를 탄다. 운동용 자전거는 팔도 움직이게 되어 있으므로 팔 다리 전신운동이 된다.


우아하게 늙으려면 대접 받고, 우대 받는 것을 정리해야 한다. 그것이 노인의 ‘척 병’이다. 나이 많은척, 선배인척, 아는척, 경험 많은척, 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자랑이 아니라 추태이다.

늙을수록 허리를 낮추어야 하고 겸손하여야 한다. 더 공손하고 인사도 잘 하는 것이 노인의 아름다움이다. 보기 좋은 노년기를 위하여 특히 중요한 것은 늙어 보이지 않도록 꾸미는 것이다.

화장도 복장도 태도나 머리 스타일도 젊어 보이게 꾸미는 것은 역효과를 낸다. 자연스러움이 가장 아름답다. 백발과 굵은 주름살이 오히려 노년기의 아름다움이다. 그것들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노인의 자랑이다.

많은 노인들에게서 발견되는 흉한 모습은 중얼거리는 것이다. 본인은 알지 못한다. 그런데 노인들 대다수가 무언가 중얼중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한다. 중얼거림은 치매로 오해를 받을 여지도 있다. 발음을 확실히, 무엇을 말하려면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노인들이여 제발 과거의 괴로움을 되새기지 마시라. 기왕이면 즐거웠던 일, 잘 된 일, 성공적이었던 것을 생각하시라. 왜 아픈 데를 스스로 건드리는가. 지나간 것은 잊어버리라. 기뻤던 경험, 잘 했다고 생각되는 일들을 생각하시라.

절대로 젊음을 시기하거나 부러워하지 말라. 오히려 백발이 영광이라고 성경이 말하지 않았는가. 노인의 긍지를 가져야 한다. 그 멀고 험한 길을 그대는 잘 참고 싸워 이기지 앉았는가!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이다. 나의 삶을 정리하는 것이 노년기의 일이다. 남의 일에 참견할 때가 아니다. 내가 늙었으니 너보다 더 낫다는 생각은 절대 버려야 한다.


그리고 무엇을 정리할 생각을 하지 말라. 정리는 뒷사람들의 몫이다.
한 가지 추가한다면 이제는 물질적인 것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영원한 것 등에 생각을 돌이킬 때이다.

신앙을 권고한다. 교회에 가면 노인들이 많다. 이해가 간다. 하버드 대학 노인건강 연구팀이 장수 지역으로 이름이 난 뉴저지 주 버겐 카운티에 와서 조사 연구를 하였다. 특히 한국계 노인들이 장수하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로 그들이 교회에 다닌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교회에 다니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서 장수한다는 말이 아니다. 교회에 가면 노인들이 사람들과 사귈 수 있고 젊은이와도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에 장수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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