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망대 - 그대로만 봐 주세요

2022-05-05 (목) 한재홍/원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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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월에 섰다. 이 달은 어린이 날, 부모님 주일 등 가정사가 우선이 된다. 가장 중요한 일들이다.
1세대가 이민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조국에서 한 시대가 가고 새 시대가 열리는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 눈앞에 열린다.

시간은 사람의 힘으로 잡아 둘 수가 없다. 촛불의 기운으로 정부가 들어서더니 벌써 5년이 지났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또 시작을 알리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늘 비교를 한다. 우리는 누구와 비교나 따지기보다는 일하고 난 결과만 봐주면 좋겠다. 잘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

국민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서로 비교해서 죽일 놈 살릴 놈 편을 가르는 것이다. 역사는 오늘을 보는 것이 아니고 먼 훗날 그들의 업적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를 지나치게 평가하다 편 가르기가 생기고 앞으로 전진 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평가는 다음 세대에게 맡기고 우리는 있는 그대로만 봐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 시작도 않았는데 잘잘못을 따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평가를 앞세워 죽일 놈들이라 핏대를 올린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사고 속에 살아가는 정치바탕이 문제가 된다.

선한 국민들만 고통에 빠지게 되고 하루 벌어 살아가는 노동자들만 실망을 안게 된다.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국가인지 알 수가 없다. 모든 단체나 정치는 앞으로 나가는 것이 발전이다. 과거에 붙들려 한 걸음도 앞서가지 못하면 나라와 국민만 손해를 보는 것을 왜 모르는지...

예를 들자면 과거, 현재 정부도 한국의 형편 속에 제일의 문제가 부동산인 것 같다. 벌써부터 야단이다. 솔직히 말하면 부동산은 정부가 좌지우지 할 수가 없다. 먼저는 가진 자의 자세에 달려있다. 집이 없는 자가 집을 마련하려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가진 자는 쉽게 한두 채를 더 얻는다. 그러니 부동산값은 국가가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자가 좌지우지 한다.

가진 자가 욕심을 내려놓지 않은 한 부동산 값은 어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방법은 간단하다. 뉴욕처럼 세금을 많이 물리는 것이다. 가정사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있는 대로 그대로만 봐주면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것이 성장의 비결이다. 자라지 못하면 그것은 병이 들었다는 것이다. 병들지 않으면 자라게 되어있다.

우리말에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다고 했다. 좀 기다려 줄 수가 없는지, 자녀들의 상태도 마찬가지, 바가지를 긁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대로 인정만 해 주어도 달라짐을 보게 된다. 안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켜만 봐 주자는 것이다. 특히 정치는 한두 해로 결판이 나는 것이 아니다. 백년대계의 정신이 필요한 것이기에 그대로만 봐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정신적인 성숙의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 조급하게 안달하지 말고 느긋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만 봐 주면서 기다려 보자. 그러면 어딘가 모르게 달라지게 될 것이다. 우물에 가서 뜨거운 물을 찾는 누를 범하지 말고 5,000년 역사의 주인공답게 침을 한번 삼키고 주위를 돌아보는 협력과 어울림의 성숙된 민족의 내일을 보고 싶다.

<한재홍/원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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