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기도

2022-04-26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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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대표적인 행위가 기도이다. 신에게 소원을 아뢰는 것이 기도이다. 나의 침대 위에 걸려있는 성화가 ‘예수의 ‘겟세마네 기도’이다. 예수가 십자가의 고난을 앞두고 겟세마네라는 동산에서 기도하는 장면이다.

십자가 처형이라는 큰 고통을 앞두고 그는 “이 고통의 잔을 피할 수는 없습니까? 그러나 나의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시옵소서”라는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어떤 고통도 감수하겠다는 처절한 결심이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나의 할머니는 새벽에 냉수 한 대접을 장독대에 놓고 기도를 드렸다. “누구에게 기도를 드리는 겁니까?” 하고 물으면 “신령님께 기도를 드린다”고 대답하셨다.


나의 어머니는 집안에서 처음으로 예수를 믿어 교회에 다니셨다. 부엌에는 ‘성미대’라고 쓰인 주머니가 있고 쌀을 쌀푸대에서 퍼낼 때 마다 조금씩 그 주머니에 넣었다. 그 쌀은 목사님의 식량으로 가져가는 건데 쌀을 풀 때 마다 “아들 딸 잘 자라게 해주소서”하고 기도를 드린다는 것이다.

예배 순서에는 여러 번 기도가 들어간다. 어느 한 사람이 대표로 기도하는 것을 대표기도라고 한다. 한 목소리로 모두가 기도하는 것을 통성기도라고 한다. 소리 없이 기도하는 것을 묵도 혹은 묵상기도라고 한다.

세계에 없는 한국교회 만의 특색이 새벽기도회이다. 날마다 새벽기도회를 가지는 교회도 있다. 나의 교회에서는 새벽기도회가 직장 생활에 지장을 일으킴으로 새벽기도회를 안 가졌는데 우리도 새벽기도회를 가지자는 여론이 있어 타협하는 의미에서 토요일은 일을 안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토요일 한 번만 새벽기도회를 가졌다.

기도에는 중보의 기도라는 것도 있다. 환자나 기도를 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를 드려주는 기도이다. 성직자가 예배의 마지막 순서로 드리는 축복기도 혹은 축도도 있다.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축복을 하면 좋으나 시간 관계로 전체를 위하여 축복하는 기도이다.

기도가 응답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성경의 가르침도 있다. 끈질긴 기도, 간절한 기도, 정성이 들어있는 기도를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
한국교회가 새벽기도를 하는 이유는 새벽에 일어난다는 정성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침마다 드리는 ‘오늘의 기도’가 있다.

“하나님 오늘 하루를 보람있게 살게 하소서. 조금만 더 욕심을 억제하고, 조금만 더 친절한 말을 하고, 이름 없이 선행을 하게 하시며, 언제나 낮은 자세를 가지며, 유혹을 물리치고 조금만 더 나를 죽이게 하소서. 오늘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정도의 건강과 기본적인 요구를 채울 수 있는 정도의 물질과 고통과 싸울 수 있는 믿음과 세파를 이겨낼 용기와 영적 힘을 허락하여 주소서.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랑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불교 신자들은 작은 부처상을 집에 안치하고 기도를 드린다. 기독교인들은 십자가를 벽에 붙이고 그 앞에서 기도를 드려도 좋겠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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