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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칼럼] 다시 축복의 자리로

2022-03-17 (목) 박상근 목사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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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독재자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이렇게 전쟁이 길어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틀이면 수도 키이우를 점령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푸틴이 전혀 계산에 넣지 않았던 우크라이나의 뜻밖의 비밀병기가 등장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코미디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 전 41세의 나이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왜소한 체격과 연약해 보이는 외모에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그는 전세계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푸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서방의 정치인들도 러시아가 침공하면 가장 먼저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망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이 IS의 공격을 받자 대통령이 가장 먼저 돈 싸들고 도망간 것을 얼마 전에 전 세계가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약하고 정치 경험 없는 무능한 코미디언으로만 알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정도의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외국으로 도망갈 수 있도록 비행기를 보내주고 안전을 책임진다고 제안했을 때 그는 도망갈 비행기가 아니라 우
리에게는 총알이 필요하다고 거절했습니다. 이미 세 번이나 암살 위협을 받았고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는 군대를 지휘하고 고통받는 백성들과 함께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의 예상대로 외국으로 도망을 갔었다면 지금처럼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돕고 지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쟁의 판도를 바꾼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 한 사람의 목숨을 버린 지도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위기는 영광입니다. 위기가 닥치지 않았다면 그는 끝까지 초라한 코미디언 대통령으로 역사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을 것입니다. 지금 그는 챨리 채플린에서 처칠이 되었다는 외신의 보도처럼 이 시대를 대표하는 영광스러운 이름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십자가의 의미가 있습니다.


7월; 다시 축복의 자리로(마6:33) 모든 부모는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랍니다. 부모가 가진 모든 좋은 것을 자식들에게 주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자식이 늘 사고나 치고, 부모가 물려준 좋은 것으로 죄짓는 도구로 쓰고 더욱 타락한다면, 올바른 부모라면 자식에게 좋은 것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 자
식이 정신 차리고 올바르게 살도록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오죽하시겠습니까? 모든 좋은 것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교만하고 타락한 자리에 있다면, 하나님이 결코 우 그런데 우리가 교만하고 타락한 자리에 있다면, 하나님이 결코 우리에게 축복해주시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게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어찌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타락의 도구로 사용하겠습니까? 가난하고 궁핍할 때는 겸손하게 살던 사람이 조금 살만해지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교만하게 산다면 그의 풍요로움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의 도구가 된 것입니다.

남들이 갖지 못한 재능, 남들보다 더 많이 하는 수고, 남들이 갖지 못하는 삶의 기회,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축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축복이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끝없이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우상을 섬기면서 잘 살기만을 바랐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잘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결국 나라는 망하고 그들은 포로로 끌려가는 비참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망하여 역사 속에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그들을 다시 연단하고 훈련하여 축복의 자리로 돌아오게 하였습니다. 올한해를 살아가시면서 모든 성도님들은 하나님이 마음껏 축복하실 수 있는 축복의 자리에 머무는 복 있는 성도로 살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박상근 목사 (새크라멘토 한인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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