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 시 같은 것들

2022-03-14 (월) 수필가/나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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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소월, 만해의 시에 빠져
자랑삼아 외우다가 흉내 내기 시작하여
시 같은 것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은유의 표현과 간결한 언어로
솔직한 감정을 토해내라고
배우기도 했습니다.
읽어도 읽어도 알쏭달쏭
알 수 없는 시들이 쏟아져 나와
나의 시 같은 것들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삶이 기쁘고 감격스러울 때
슬프고 화나고 외로운 삶의 고비마다
시 같은 것을 계속 썼습니다.
나의 삶의 조각들을
시로 봐 주든 안 봐 주든
버리는 신문 한 귀퉁이에서
이 시 같은 것을 읽고
공감해 주는 이가 있다면
나는 행복하고
감사해 할지도 모릅니다.

<수필가/나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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