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민주주의, 왜 흔들리고 있나?

2022-02-22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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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집단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집단의 관리와 나아갈 길을 책임지는 지도의 역할이 발생하였다. 초기 집단이 소규모 였을 때는 경험이 많은 아버지와 같은 연장자가 뽑혔다. 지금도 부족사회를 이루고 있는 곳에서는 이렇게 부족장들이 그 사회를 관리하고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나 부족 단위를 넘어 국가의 단위에서는 수많은 이해관계로 인해서 집단을 관리하고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았다. 그래서 무력을 가진 자들이 싸워서 이기면 나라를 세우고, 대대손손 자기의 왕국으로 백성들 위에 군림하면서 통치를 하였다.

반면에 소규모 인구의 섬으로 고립된 도시 국가를 형성했던 그리스의 아테네 같은 경우에는 제비뽑기에 가까운 투표방식으로 정치인들과 관리들을 선출하였다. 그리고 권력을 분점하기 싫어하는 귀족에 대항하여 시민들이 봉기를 일으켜 18세 이상의 모든 남성 시민들이 참정권을 갖게되었다.


이것을 주도한 클레이테네스는 아테네의 권력은 민중(Demos)의 권력(Kratos)이어야 한다면서 아테네에서 민주주의(Democracy)를 구현하고자 했다. 권력 주도권을 잃은 귀족파는 경쟁관계였던 스파르타와 연합하여 민주정치를 뒤엎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했고, 귀족파와 민주파는 엎치락 뒤치락 권력투쟁을 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마침내 마케도니아의 침략에 무너지게 되었다.

오늘날 현대 민주주의의 원류도 사실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에서 왔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아테네가 몰락하고 현대 민주주의의 원류인 미국이 나타나기까지 2114년동안 민중의 권력 민주주의는 인류사회에 등장하지 못했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이 왕정과 독재권력을 타도하고 미국식 의회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하여,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데 지금 그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민심이 심각하게 분열이 되고, 문명의 이기로 생각했던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의 확산은 오늘날 대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

특히 민주주의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선거방식과 결과에 대한 불인정,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정확한 정보가 아닌 수많은 가짜 정보들이 여론을 왜곡시키고 있다.

또한 올바른 지도자를 뽑아야 할 유권자들도 자기가 원하는 후보에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그 후보가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고 능력과 경험이 있는가보다는 자기가 속한 집단과 진영의 이익을 얼마나 보장할 줄 것인가를 우선시한다.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들은 제도만 세우면 되는 것으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민족이나 나라 전체의 이익과 미래보다는 자기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다른 집단의 이익을 훼손하고 결국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나라의 미래를 파괴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과 돈이 많은 사람들은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정보와 방법 그리고 돈을 가지고 있기에 선출직에 쉽게 당선이 되고, 권력을 잡아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왔다.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그래서 지식과 부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만의 욕심이 아니라 전체를 위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민주주의 인성, 도덕, 철학 교육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위한 철학 교육이 없는 지식과 돈은 자기 욕심만 채우기 위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선동하는 괴물을 만들고, 결국 민주주의를 파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킬 그 어떤 인성 교육도, 윤리교육도, 철학교육도 받은 적이 없다. 이것이 지금의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이유가 아닐까?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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