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2022-02-15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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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찬사를 받았던 평창 겨울올림픽에 이어서 2022년 중국의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가장 강력한 통제방식인 중국의 코로나 철통 방역상황 속에서 전세계에서 참가한 선수들은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최측의 이해할 수 없는 운영방식이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 여름 올림픽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겨울 올림픽을 치르면서 대국굴기(大國屈起- 대국 즉 중국이 떨치고 일어선다)를 머릿 구호로, 중국의 위대한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주려고 야심 차게 준비하였다.

성공적인 올림픽이 그들의 국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것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한다.
그러나 중국의 신장지역의 위구르민족에 대한 탄압을 이유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유럽의 지도자들이 대부분 불참하고 선수들만 보내면서 시작부터 중국의 대국굴기에 김을 빼 버렸다.


또한 올림픽 주최측의 이해할 수 없는 규칙 적용으로 실격과 탈락이 일어나고, 주최측에게 유리한 판정에 시비가 생기면서, 세계인들을 불러 놓고 무리하게 자신들의 올림픽 성적을 높이려는 모습으로 대국이 아닌 안하무인, 욕심쟁이 중국의 모습만 세계인들에게 더 각인시키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대국 답게 오히려 손님들에게 더 후한 대접을 했더라면 이번 베이징 겨울 올림픽은 그야말로 중국의 꿈 대국굴기를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한국과 늘 우위를 다투는 빙상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심판의 판정으로 한국인들은 울화통이 터졌다.

그렇지 않아도 김치나 한복이 중국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의 문화공정에 분노하던 한국인들의 감정에 불을 질러버린 상황이 되고 있다. 중국은 사실 대국이다. 그러나 대국이 주위 작은 나라들 앞에서 힘 자랑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정말로 경계를 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대국이 민족주의를 앞세우거나, 주위 나라들에게 압력을 넣는다 거나, 작은 나라들의 소중한 것들을 자기들 것이라고 우길 때는 언제나 굴종을 강요하려고 했다. 그럴 때마다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비록 작은 나라라고 해도 월등한 문화력과 경제력 그리고 건드릴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국방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 다인종 다민족 연합국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가장 적은 무리의 소수계이다. 그런데 비록 얼마전 까지만 해도 미국은 소수계를 미국의 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거기서 나오는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힘으로 더욱 발전하는 미국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그렇지 않다. 경제적인 문제, 코로나 문제, 그리고 화합이 아닌 분열과 반목이 미국사회에 번지면서 차별하고 혐오하는 상황이 매일 같이 일어나고 있다.

Virulent hate라는 단체에서 발간한 Anri-Asian Racism in 2020 보고서는 1,023건의 아시안 혐오 사건이 있었고, 가해자가 확인된 57건의 경우 백인이 44건으로 77%, 흑인이 6건으로 11%라고 한다. 의회신문 The Hill 은 2021년도 16개도시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가 2019년에 비해서 168%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인들도 아시아계이기 때문에 상당한 피해 당사자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인구 중 57%를 차지하는 백인민족주의의 부상이다. 다수집단이 집단의 이기주의로 뭉친다면 당연히 그 대상은 소수계이다. 미국이 아무리 인종평등을 강조한다고 해도, 보이든 보이지 않든 소수계에 대한 불평등은 늘 있어왔다.

그래서 화내거나 두려워 하지말고 90% 이상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을 만들어 그 힘으로 결집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 땅에서 소수계로서 생존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길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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