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사랑의 날, 2월14일

2022-02-08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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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은 성밸런타인의 날(St.Valentine’s Day)이다. 로마가 유럽을 통치하던 시절 밸런타인이라는 승려가 있었다. 황제 숭배를 거부한 죄로 감옥에 갇혔다. 창살 밖에 비둘기들이 온다.

밸런타인은 바람에 날려 들어온 나뭇잎에 ‘사랑’이라 적어서 비둘기에게 주면 이 사랑잎을 받은 사람은 무슨 병이나 나았다는 것이다.

이 전설이 서구 사회에 퍼지면서 ‘밸런타인’이라 불리는 사랑의 선물을 나누는 날이 되었다. 이 날 전달된 사랑의 편지나 고백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연히도 이 날이 필자의 생일이어서 나는 겸사 겸사로 축하의 말을 듣는다.


현대문학의 최초의 소설이라는 이 광수의 ‘사랑’이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하는 대중가요도 있지만 사랑하는 아가씨의 얼굴은 꽃처럼 피어나고 노인도 사랑을 하면 젊어진다. ‘사랑의 묘약’이란 말도 있고 ‘만병 통치약 사랑’이란 말도 있다.

노처녀 한 분이 나보고 “목사님 결혼을 하고 싶은데 남자가 없어요”하고 말하였다. 인류의 절반이 남자인데 남자가 없다는 말이 듣기에 이상하지만 위로하는 겹 “당신의 시선을 조금만 낮추셔요.” 하고 대답하였다.

높은 눈높이로 찾으니까 상대가 없는 것이다.
살다 보면 미인 미남이라는 것이 별것 아니다. 얼굴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정들어 살아가는 것이다.

‘유정천리’ 란 조선 초창기의 소설이 있었다. 천리 길도 정으로 동행하는 깊은 사랑의 여로를 그린 것이다. 초창기 소설로는 ‘백련유전기(白蓮流轉記)’가 있다. 정말 재미 있는 소설이다.

사랑을 하면 삶의 보람도 느끼고 더 잘 살아보겠다는 의욕도 생기고 창조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에 나도 한 몫 보탠다는 신앙적 의미도 찾는다. 결혼이란 맞추어 나가는 것이다. ‘Together”를 그대 결혼생활의 표어로 삼아라. 무엇이든 ‘함께’가 결혼생활이다. 독불장군(獰不將軍)은 없다. 함께 고생하고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고 함께 웃는 것이 결혼생활이다.

미국의 이혼률은 절반. 두 쌍 중 한 쌍이 깨진다. 한국의 이혼률은 셋 중 한 가정. 이것도 옛날에 비하며 엄청난 증가이다. 목사들은 결혼식을 주례하면서도 이 사람들이 몇해나 함께 살 까하고 생각하면 기분이 몹시 언짢다고 한다.

결혼식 예문에는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눌 수 없느니라”하고 신랑신부에게 복창시키지만 정말 이 서약을 지키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결혼의 신성성(神聖怯)이 존중되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의 약속을 거룩한 마음으로 이행하여야 한다.


내가 72세의 재혼 남자와 65세의 초혼 여성의 결혼식을 주례한 적이 있다. 다음날 남자의 전화가 왔다. “목사님 마누라가 도망쳤어요. 마누라를 데려다 주셔요” 목사가 결혼식을 주례 하면 그만이지 도망간 여자를 데려올 책임까지는 없으나 영감님이 울면서 호소하는 것을 모른다고 할 수는 없어 한 시간이나 걸려 여자를 찾아갔다.

여자는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경하다.“평생 혼자 자다가 누가 옆에 있으니 잠이 안와요. 이러다간 내가 얼른 죽겠다고 생각되어 돌아왔습니다”결국 부인을 데려오지 못하였는데 쇼크를 받았는지 일년 후 영감님도 세상을 떠났다. 정말 목사는 바쁘다 바뻐.

사랑은 상호성(相互怯)이 있다. 받으려고만 해서는 안된다. 주고 받아야 한다.
부부 갈등의 대부분은 이 사랑의 상호성을 잊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주는 만큼 받는다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다. 사랑은 받는 기쁨이 아니라 주는 기쁨이다. 주는 훈련을 쌓아야 사랑에 성공하고 행복에 골인할 수 있다. 행복에는 그대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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