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 인명재천

2022-02-03 (목) 임형빈/원로자문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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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달반 전, 목욕탕 욕조 속에 물을 틀어놓고 누워 있다가 실신상태가 되었다. 천만다행으로 가족들이 발견하여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갔다. 약 3일간 치료후 퇴원했었다.

만일 가족들이 발견하지 못했으면 어찌 됐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평소에 신앙생활을 해서 그런지 이는 분명히 하나님 섭리 가운데 베풀어주신 은혜라 믿고 감사를 드릴 뿐이다.

그때 의사들이 심장박동이 약화돼서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맥박조정장치(pacemaker)를 하고 가라고 했으나 더 두고 보다가 악화되면 하겠다고 했다.
한달 후 숨이 차기 일쑤고 어지러움도 심하여 다시 119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보내졌다. 이번에는 병원 지시대로 수술을 한 후 3일후 퇴원하여 현재 집에서 요양 중이다.


입원하기 전 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이 ‘이번 설날에 나눔 행사가 있다. 꼭 한복을 차려 입고 와 달라.’는 부탁전화가 왔었다. 한복 저고리, 두루마기 동정까지 새로 갈아달고 기다리던 차에 이런 돌변사고로 참여치 못하고 한복도 못입게 되어 그저 아쉬울 뿐이다.

나는 금년나이 98세, 친구 두 사람이 100세 축하기념행사 공동준비위원장을 자청하고 나서 주위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 인간의 만사는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에 따라야지, 인간의 의지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오늘까지 숨쉬고 살아있는 것만도 그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임형빈/원로자문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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