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 사설 - 호랑이의 기백으로 도전하고 도약하자

2022-01-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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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임인년(壬寅年), 범띠 해가 밝았다. 격랑의 한해였던 2021년을 보내고 우리는 지금 검은 호랑이가 선사한 새로운 일년의 출발점에 서있다. 자연계 최강의 맹수이며 군왕의 상징이기도 한 영물 호랑이의 기백으로 시작하는 한해, 깨끗한 달력에 새 계획을 써넣고, 새로운 약속과 각오를 다지고, 희망과 도전을 노래하는 시작점이다.

하지만 신년벽두부터 지구촌은 코로나바이러스의 4차 확산물결에 휩쓸려 우왕좌왕 혼란을 겪고 있다. 한달전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세계를 휩쓸어 나라마다 확진사례가 매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 작은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진화해갈 것인지는 2년이 지난 지금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2022년에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서민들로선 가계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류대란과 노동력 부족 현상까지 계속되면서 유통업계의 순환이 둔화되고 있다.

다행인 것은 그럼에도 미국 경제는 내년에 3~4% 성장하면서 빠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전망한다는 점이다.
2022년은 또 한국의 대선과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해다. 보수와 진보로 완전히 양극화된 두 나라에서 미래 국정의 향방을 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들이다.


특히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는 현재 연방 상하원에서 간신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메시지가 담겨있고, 2년 후의 대선까지 가늠해본다는 점에서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한국재외선거와 미국중간선거에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야할 것이다.

2022년 국제 정세는 불안하고 위태롭다. 세계 질서를 주도하려는 미국과 중국이 갈수록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은 한 달 후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선수는 파견하되 정부사절단은 배제하는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하고 있고,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 지역 제품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 중국 기관 및 기업에 무더기 제재를 가함으로써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여기에 냉전 이후 최대 도발을 감행하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병력을 증강하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고질적 골칫거리인 북핵 위협과 이란 핵협상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문제들이다.

국내에서는 인종차별과 총기남용, 홈리스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게다가 아시안에 대한 증오범죄가 수그러들지 않아 소수계 한인들에게 크나큰 위협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수십년 내에 세계 12억 인구가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으로 환경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종말의 시계가 ‘자정 100초 전’을 가리키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도 우리가 가진 가장 큰 힘은 희망과 긍정이다.
특별히 2022년은 미주한인 이민 120주년이자 한미수교 140주년을 맞는 해이다. 다인종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재미동포 263만3,777명(한국외교부 2021 재외동포현황)이 공정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신장이 필수적이다.

힘이 있어야 우리 후손들이 곧게 뿌리내릴 수 있고, 힘이 있어야 미국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연방의회와 각 로컬정부 및 사법기관에 자리잡은 한인 정치인과 법조인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의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

새로운 시작은 항상 큰 설렘을 동반한다. 임인년 한해 동안 우리가 마주할 도전이 결코 녹록치는 않겠지만 예측할 수 없는 격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희망을 일궈나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임인년 새해에는 호랑이의 기백으로 도전하고 도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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