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생각 - 예수,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2021-12-30 (목)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크게 작게
기독교는 “사랑”을 강조한다.
“첫째계명은 “너의 마음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 둘째계명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마태22;37)라고 예수는 말했다. 심지어 예수는 “원수를 사랑하라”(루가6:27)라고까지 말했다.

둘째 계명인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은, 아무리 신심이 깊은 기독교신자라도, 실제로 실행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렵다. 거의 불가능한 사랑이다. 예수는, 어떻게 하면 이웃을 제 몸 사랑하듯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다. 물론 예수가 너무 젊어서 죽었기에, 만약 예수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을 것이다.

‘성경’ 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제 것이로다.”(마태5장, 산상설교)”이다. 내 생각으로는, 마음이 먼저 가난해야 이웃을 제 몸 사랑하듯 사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탐욕으로 가득 찬 사람들은, 가령 마피아 같은 악당들은, 이웃을 사랑하기는커녕, 돈을 벌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사람들을 잡아서 협박하고 공갈친다. 심지어 돈을 버는데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잡아서 죽인다.


예수는, 천당에 가기 위해서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증언을 하지 말라”(마태19;18)고 했다. 탐욕으로 못된 짓을 한 사람들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반면에, 세계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은 “억지로 돈을 벌어야겠다.” 하는 욕심이 없었다. 자기네들이 하는 일이 좋아서, 일만 열심히 하다 보니까, 돈이 저절로 하늘에서 마구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욕심이 없었기에, 또한 거액의 돈을 사회에 기증하고 있다. 토마스 에디슨도 마찬가지다. 일을 하는 게 좋아서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까, 전등불을 발견해냈다. 우리는 그의 혜택을 무한히 보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마음이 가난한’ 자들이다. 이분들이야말로 이웃을 제 몸 사랑하듯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분들은 천당에 가서 큰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웃을 제 몸 사랑하듯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이 가난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욕심이 없이, 자기 마음을 가난하게 할 수 있을까. 욕심이 없으면 거짓말도 하지 않는다. 도둑질도 하지 않는다. 사람도 죽이지 않는다.

마음이 가난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욕심으로 가득 찬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내야 한다. “나란 무엇인가?” “욕심으로 가득 찬 이 몸뚱이는 누구인가?”라는 화두(話頭)를 들고서 매일 명상을 한다.

사리판단으로 답을 알아내려고 하지 않는다. 답은 없다. “나란 무엇인가” 하고 그냥 묻기만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깨치게 된다. 깨치면! 부처가 되고 예수(인간)가 된다.

모든 욕심에서 벗어난다. 마음은 완전히 가난해진다. 마음이 가난해야 이웃을 제 몸 사랑하듯 사랑해줄 수가 있는 것이다. “원수를 사랑해 줄 수가 있고, 그리고 누가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 줄 수가 있는 것이다.”(루가6;29).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