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년 에세이 - 낭만파클럽, 잃어버린 12월

2021-12-24 (금) 문용철/낭만파클럽 회장
크게 작게
“I’m Dreaming of White Christmas. “냇킹콜의 감미로운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지는 12월. 40~50년 전 실개천이 흐르는 고향을 등지고 태평양 바다 건너 찾아온 뉴욕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흙내음과 자연의 모습이 닮은 아이들의 고향 또한 우리들의 고향으로 바뀐 지도 어언 40~50여년. 젊음이 뭔 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려온 이민의 역사.

얼마남지 않은 머리카락 반백의 모습 주름에 묻혀 흩어진 얼굴들. 70대를 넘어 하나하나 잊혀져가는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옛친구들. 어느새 계절은 소리 없이 다시 찾아온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 12월은 역시 아름답고 행복하고 그리움으로 가득 찬 우리들의 마음이건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우환 코로나, 코로나19가 무엇이길래 우리는 갇혀 있어야하고 해외여행은커녕, 마스크 뒤집어 쓴 채 누군지도 몰라보는 이 현실을 무어라 하소연 해야 하나요.


재즈와 세시봉 낭만이 가득했던 낭만파 옛친구 파티. 그리움과 노년의 사랑은 어디로 갔는지? 그래도, 옛모습 회상하며 바라보는 옛친구 모습 속에 분명 건강한 숨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으리라. 또한, 푸른 대지 위에 자유를 찾아 떠났던 골프여행. 코스타리카, 캔쿤, 푼타까나 등등.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가을의 낭만이 그리워, 캐츠킬, 카타스킬 폭포를 향한 옛친구들.

그래도, 턱시도 Bow Tie 목에 힘도 주고 마나님들 화려한 드레스 차려입고 섹시한 몸매는 아니지만 보여주고픈 100세 시대의 중·노년 마나님들의 휘황찬란한 드레스 휘날릴 모습의 날을 기대해보며.

우리 또한. Bow Tie 풀어헤쳐 한 잔의 와인과 풍류로 마나님, 한 번 땡겨볼까요. 와인과 재즈와 세시봉 낭만이 가득 찬 낭만파 클럽 로맨틱파티. 60-70-80 팝송과 옛친구들. 국제적 감각과 노년의 멋도 부리며 살아갈 계절이 다시 오길 기대하며..

코로나여, 물러가라. 지금은 무릎 꿇었다만 갈 수 없다 버틴다면 꽉 뚫고라도 내년 12월은 꼭 Westbury Manor 낭만파클럽 파티 장소에서 만나리라. 낭만이 그리워지는 이 계절. 12월이 그리워짐은 왜일까.

<문용철/낭만파클럽 회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