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두 사이

2021-12-08 (수) 한재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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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재난 속에서 2년을 버티어 오면서 살아남아 달력의 마지막 장에 서있다. 크로노스 시간 속에서 살아남은 자를 승자라 칭하고 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은 우리에게 살아남아만 있어 달라는 시간의 개념이 아니다.

더 좋은 날의 시간 카이로스로 가는 시간의 준비를 하라는 의미에서 오늘이 있음에 행복한 것이다. 크로노스는 끝이 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는 늘 자신을 속이는 사건이 같이 한다. 인간의 심성은 늘 제일의 것만 추구하는 속성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물어보면 제 나름대로 욕구가 도사리고 있다. 이를 가르쳐 4대 욕망이라 했다. 재물에 대한 마음, 명예에 대한 마음, 먹고 싶은 마음, 성적 욕구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은 만족이 없고 채울 수가 없다.


그래서 세상을 살면서 이 욕구 때문에 무너지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이 천년만년 사는 것도 아닌데도 자기를 억매는 줄도 모르고 달리기만 한다. 이제 우리는 한해를 마치면서 냉엄한 자신을 점검해야 한다. 무엇에 속았는지?

실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 세상에 집중하다 놀라운 다른 시간 인간의 지혜나 생각으로 헤아리기 어려운 시간 카이로스가 우리 인생의 마지막에 기다림을 잃고 있다. 거기는 우리가 볼 수도 없고 감히 헤아릴 수도 없어 잊고 사는 시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이 분명히 우리의 영혼 속에 같이하고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간을 부정하기도 하고 없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에게는 어김없이 찾아오고 기다리는 시간이다.

지혜롭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인간의 시간으로 모든 것이 끝나면 가장 바보스런 삶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사도 바울도 우리의 삶이 이생뿐이라면 우리가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 했다.

분명히 알 것은 두 시간의 사이에서 어떤 준비로 사는가가 가장 현명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사는 사람을 하나님의 택함 받은 사람이라 우리는 칭한다. 거기서 행과 불행의 차이를 본다.

그래서 예수를 구주로 믿는 사람들은 세상이 욕을 하더라도 천국이 있다고 믿음을 가지고 살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호흡이 끝나면 모두 두고 가는 것이라며 세상 것에 너무 집착을 버리고 삶을 다시 돌아보며 살라고 외친다.

이 세상의 80이나 장수하여 100세를 살아도 끝이 있다. 그것이 이 세상이 헤아리는 시간이다. 그러나 끝이 없는 하나님의 질서 속에 살아가는 영원한 시간의 길로 가는 길이 분명히 있다. 그 길을 아는 자는 세상을 이기기도 하고 오늘의 어려움을 잘 짊어지고 간다. 인생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두 시간의 사이에서 어떻게 사느냐는 우리의 선택이다. 그러나 우리를 향해 새로운 시간을 찾아 준비하며 이 세상의 시간을 살아가라고 부탁의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준비 없는 2022년이 되지 않고 가장 고상한 삶의 시작이 되고 두 사이에서 준비하며 살아가는 현명한 현대인 뿐 아니라 행복한 내일을 준비한 모습을 보고 싶다.

<한재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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