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칼럼] 감사의 회복
2021-11-25 (목)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지난 주에 달라스 텍사스에 있는 한 교회의 초청으로 부흥집회를 인도하러 다녀 왔다. 달라스는 내가 처음 이민을 와서 오랜 세월 살았기에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양가 부모님들 (양쪽 다 한 분 씩만 생존해 계시지만)이 계시기에 1년에 꼭 한 번 이상은 방문하는 곳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달라스를 방문할 때마다 깜짝 놀라는 것이 있는데 바로 엄청난 속도의 도시 변화다. 매번 올때마다 새로운 동네가 생길 정도로 타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마치 오래전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를 연상케 할 정도인 것 같다. 당시 황금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이내 확산되어 미국의 각지, 그리고 해외에서 남녀노소를 비롯한 약 30만 명의 인구가 캘리포니아에 유입되었는데 새롭게 도착한 사람들 대부분이 미국인이었지만 이 골드 러시는 라틴아메리카,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및 아시아 등지의 사람들도 유입되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너도나도 한 몫 잡으려고 몰려 온 것이다! 지금 달라스가 그러한 상황처럼 보여진다. 서로 앞다투어서 좀더 편하고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몰려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도시는 놀라울 정도로 커지고 화려해지고 변화되어 가고 있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물가만 올라가고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가는 곳마다 복잡해 져서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 감사보다는 불평이 늘어나는 것 같다…
내가 달라스를 방문할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은 이민 초기에 겪었던 가난을 탈출하고 싶었던 몸무림이다. 이민 오자 마자 생존하기 위해 부모님을 도와 밤을 세워가며 밤 청소를 했다. 밤새 더러운 화장실을 쑤시고 다녀야 했고 먼지를 털고 쓰레기 통을 비우고 바닥을 쓸고 닦고 Vacuum 을 하고 나면 어느덧 새벽이 되곤 했다. 청소후 피곤한 몸을 끌고 집에 와서 두 세시간 잠을 청하고 곧바로 학교에 가야 했던 그 시절….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면 그때를 회상하며 다운타운에 있는 높은 빌딩들을 가리키며, “바로 저기 보이는 고층 건물이 내 건물이었지!”라고 자랑을 한다. 바로 그 건물에서 청소를 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고달프고 배고픈 시절을 안겨준 달라스… 하지만 그러한 고생과 고난이 있었기에 나태하지 않게 만들었고 나 자신을 더욱 담금질하며 열심히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그러한 의미에서 달라스를 방문할 때마다 감사가 절로 흘러 나온다…
이번 달라스 방문때 깨닫게 된 또 따른 감사는 바로 사람들과의 소중한 만남이다. 나를 초청한 교회에서 가장 열심히 섬기는 한 부부가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지금 내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 멤버이었기에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이 부부가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맞아 주면서, “목사님과 저는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이군요!”라고 말을 해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한 번 맺은 관계가 평생 간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런 의미에서 더욱 관계를 잘해야 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에 이 부부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면 이번에 그 교회 집회를 인도하러 갔을때에 서로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안도의 숨이 흘러 나왔다!^^
끝으로 이번 달라스 방문으로 인하여 깨닫게 된 감사는 다름아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북가주에 대한 감사함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바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지 못했다. 솔직히 이제까지 감사보다 불평이 많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달라스가 부러웠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내에게 한 마디 말을 했는데, “여보! 나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 그리고 이제 정말 북가주가 더 좋아!”라고…^^ 전에는 달라스 방문시에 하루 하루 가는 것이 너무 아까웠고 돌아오는 날이 되면 한 숨부터 나왔지만 이제는 빨리 북가주로 돌아오고 싶은 것을 보면 이제 켈리포니아 사람이 다 된 것 같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니 바로 이곳에서 나를 기다려 주는 자녀들이 있고 교회가 있고 교회 식구들이 있어서 그러한 것 같다. 내가 지금 사랑하고 섬겨야 하는 대상이 이곳에 있어서 그러하다는 말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사람들을 더욱 감사해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올해를 뒤돌아 보니 판데믹 여파로 인하여 감사를 잊고 살았던 내 자신이 무척 부끄럽지만 이번 달라스 방문으로 인하여 감사가 회복되는 추수감사절이 되어서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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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