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어른의 의미

2021-11-23 (화)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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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혹은 어르신이란 말은 한국어의 독특한 표현이다. 윗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그 아이가 어른스럽다”고 하면 아이의 행동이 의젓하다는 뜻이다.
성인에 대한 표현을 청년, 청장년, 노년 등으로 나누어 말한다.

그리고 그중 장년을 중년(中年)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 인생의 가운데 토막이란 뜻일 것이다. 여러 모로 자리가 잡힌 때이다.

아이들도 있고 아직 부모를 모시고 있는 경우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괜찮고 인생의 황금기이다. 보통 35-65세를 가리킨다


중년기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세대여서 ‘스트레스의 시대’라고도 불린다.
그들은 문제를 일으켜 골치가 아픈 10대 소년들의 자녀를 두고 있어 자신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문제까지를 껴안고 있다.


직장 문제, 아내와의 문제, 자녀 문제 등 온갖 문제에 싸여 골치아픈 때이다. 자신의 건강도 차차 나빠져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된다.

중년기는 야누스 신처럼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때이다. 한 얼굴은 과거를 내다본다. 지난 날의 성공과 실패, 기뻤던 일들과 슬펐던 사건들, 싸웠던 일들과 행복했던 일들, 그 험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동시에 앞으로의 미래, 알 수 없는 내일을 내다보며 걱정하는 시기이다.

미래란 참 궁금한 때이다. 점장이 관상장이들의 영업이 되는 것도 미래를 말해준다기에 믿지는 않으면서도 돈 주고 한번 찾아가 본다.

미래 속에는 죽을 때까지의 나날도 있고 죽은 후의 내세도 있다. 그래서 종교 문제도 이때가 가장 머리에 떠오르는 때이다. 이런 귀중한 그대의 중년을 위하여 몇 가지 드릴 가이드 라인이 있다.

첫째 젊음을 질투하지 말라는 것이다. 젊음에 대한 질투에서 어느 정도라도 해방될 수 있는 길은 정신적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회를 만들어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것이다.

사실 그런 기회가 쉽지 않은데 교회에 가면 그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교회 생활은 장수의 비결이 되기도 한다고 나는 주장한다.


실제로 하버드대학 장수 연구팀이 장수로 이름난 뉴저지주 버겐 카운티에 와서 조사하고 특히 기독교인 노인들의 장수를 교회 생활에 지목한 것은 주목할 점이다.

둘째, 남에게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의지하고 자립 정신을 잃는 것이 곧 노화이다. 자녀에게도 이웃에게도 누구에게도 의지할 생각을 말고 중년기의 자존 자립의 의지를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덜 늙는다.

셋째,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의(自義)의 고집은 중년기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자신감은 좋으나 자기를 의롭게 혹은 옳게만 여기는 것은 실수하기 쉬운 구멍이다. 존경받지 못하는 중년기의 올무가 자기의인(自己義認)이다.

네째, 넋두리를 말라는 것이다. “나만큼 고생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봐”하는 태도, 자기의 수고 고생 싸움 인내 등 자기 자랑은 삼가야 한다.

자랑은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들어낸다. 되도록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잘 봐 두었다가 자연스런 기회에 남의 칭찬을 아끼지 말라. 그래야 존경 받는다.

마지막은 아닌 척 하지 말라는 것이다. 늙지 않은 척, 모르지 않은 척, 겁나지 않은 척, 잊어버리지 않은 척, 싫지 않은 척 등 척하는 것이 많은 것이 중년기의 약점이다.
솔직담백하게 살자. 중얼거리지 말고 조용히 살자,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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