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 친구

2021-11-08 (월) 원공/스님·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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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다가 부처님께 말하였다. “좋은 우정 좋은 교우관계는 청정한 삶의 절반입니다.”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그렇지 않다. 좋은 우정 좋은 교우관계는 청정한 삶의 전부이다. 왜냐하면 좋은 친구 좋은 동료가 있으면 그로 인하여 여덟 가지 바른 길을 닦게 되고 여덟 가지 바른 길을 더 발전시키게 된다.”

마음속의 두 마리 늑대에 대한 인디언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 마음 속에 착한 늑대와 악한 늑대가 싸우는데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긴다. 착한 늑대는 기쁨 평화 사랑 겸손 진실 등의 인간의 미덕이며, 악한 늑대는 분노 탐욕 거짓 이기심 등의 인간의 악덕을 상징한다.

불교의 가르침으로 보면 이러한 선과 악의 근원은 몸과 정신작용의 틀에 박힌 ‘나라는 생각’에 집착하는 것과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하나의 근원에서 나온 평등한 것으로 보느냐에 있다. 먹이를 준다는 것은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생각하는 가이다.


부처님께서는 “ 험한 길을 피하듯이 사악한 친구를 멀리 하라. 비록 지금 당장은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 해도 악한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것은 향기 나는 좋은 풀로 썩은 고기를 싸는 것과 같다” 말씀하셨다. 가까이 하면 물들게 된다. 친구와 보고 생각하는 것을 함께 하며 같은 것에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Ego의 욕망에 집착하는 마음과 벗어나려는 마음의 싸움에서 어떤 부분을 강화시키게 되고 그 힘은 그의 삶을 지배하게 된다. 모든 것은 자기의 파동이 있으며 다른 존재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예를 들면 ‘사랑한다’와 ‘미워한다’ 를 종이에 써서 다른 물컵에 붙여 놓으면 물의 결정이 달라진다. 이것은 주변의 환경과 존재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슷한 것 끼리 모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때 부처님께서는 뛰어난 제자들이 각기 그들을 따르는 비구들과 함께 거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말씀하셨다.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과 어울리고, 악한 사람은 악한 사람과 어울린다.

마치 물은 물과 어울리고 기름은 기름과 어울리는 것과 같다.” 또 말씀하셨다. “지혜롭고 착한 사람을 가까이 하고 가르침을 받으면 이익과 안락과 명예를 얻으며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 가르침을 즐기며 열반을 얻으리라.”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 세 번 이사 했다는 것은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사회적 만남도 바르고 지혜롭게 선택해야 한다. 그 모임의 고유한 파동에 동화된 생각과 행위는 그대로 삶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종교 정치 사회 집단의 일원들은 그 집단의 특색 있는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자기가 바라는 삶의 모습을 추구하는 사람과 교유 하여야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야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좋은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에서도 자기의 관점에서 전체의 이익과 평등을 추구하되 상대의 생각을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서로에게 정적인 영향을 주는 친구가 된다는 것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실천이다.

가까이 살면서도 모르고 지낸 고향 친구가 찾아 왔다. 친구들 이야기가 아름답고 슬프다.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 친구에게 친구들의 사회를 떠난 나의 생활을 지켜가는 것이 적절하다 말했다. 친구는 그래도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원공/스님·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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