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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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 지구가 아프다

2021-10-25 (월) 곽상희/올림포에트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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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를 위한 제비꽃이
오늘도 나 살아 내 손가락이 숨쉬는
비밀을 말할 수 있을까

고통 없는 시 한 소절 시간이 창 밖에서 멈춤, 반 고호 당신 그 옛 나를 위해 고통 했어, 누군가 또 너를 대신 신음하며 목숨 줄 끊었지, 파리 한복판 사원 꼭대기에서 뼈 속으로 불을 지피던 사랑의 곱사등이, 방금 빙글 빙글 돌며 등 돌린 저 푸른 바람, 뒤쫒아 가는 또 다른 바람이 앞선 바람의 등을 홱, 돌린다

잘 익은 가을 열매 하나가 뚝, 뛰어 내린다. 지구가 치맛자락 짧게 사리고 멈추려다 달린다 이슬방울 하나, 남쪽 지구 어느 모퉁이에서 바르르,
태양을 향해 힘차게 빛을 그리는지, 지구의 붉게 터진 상처가 느슨하게 풀려

고호가 수천 색채로 부활하고 있다고, 견디다 못한 제비꽃 토설하네

<곽상희/올림포에트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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