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본국 대선과 시민토론회

2021-10-06 (수)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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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의 내년 대선의 열기가 미국까지 큰 파장으로 전해오고 있다. 아직 대선 후보자가 결정되지도 않았지만, 특정 정당을 위주로 한인들이 결성되며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대선때마다 새로운 정당들이 나타나고, 수많은 정당들의 부침을 보았는데, 70-80년대에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 대다수 한인들은 한국내 정당들의 변천과 이름을 대보라면, 모두 낙제점일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새로운 정당의 출현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기존의 여당과 야당이 진보와 보수로서 양대 틀을 구축해 가고 있다는 것일까?

한국의 진보와 보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북한과 일제청산이라는 변수를 제외한다면, 한국의 진보와 보수는 미국의 진보와 보수처럼, 정부가 개입하여 평등과 분배쪽을 강화하면 진보, 작은 정부와 기업의 자유를 강화하면 보수라는 비교적 간략한 공식을 대입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현재 모습은 냉전 종식 후 신자유주의가 대두되며, 경제 형태는 보수측으로 기울어 왔고, 이에 대하여 진보측은 신 자유주의의 폐해를 염려하고 수정자본주의의 사회주의적 개입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북한과 일제 청산은 국민의 정서와 감정 유발의 레버리지였다. 정치적으로도 사용되었다. 북한과 통일론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남북한의 대화와 타협으로 우리끼리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과, 북한의 왕조와는 타협할 수 없고 대립의 수위를 높이고 국제적인 고립도 강화하여 왕조의 붕괴를 촉진함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


일제 청산에 대하여 지금이라도 친일의 뿌리를 뽑고, 그간의 적폐를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 친일 청산의 적용 범위와 보복성 행위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여 친일자 명단을 공개하되 적폐청산에 공권력의 사용은 금하고, 향후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에 기록하자는 주장, 적폐청산을 가급적 언급하지 않고 경제발전에 치중하는 주장.
진보와 보수의 철학적인 가치가 북한과 일제 청산의 이슈들과 접합 되며, 감정이 유발되어 서로가 반목하고, 나라가 갈라지는 극단적인 현상을 염려하고 있다. 나와 함께 하지 아니하는 사람이나 집단을 들어 흑백의 논리로 단죄하고 상대의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을 서슴치 않고 쏟아낸다. 내가 그럴 진대 상대 또한 같은 논리와 태도로 나를 비난하는 것이다.

내가 어떠한 것을 원하는지, 먼저 진보와 보수의 근본과 방향을 이해하고, 북한과 일제 청산에 대한 나의 견해를 갖고, 나의 견해가 중요한 만큼 상대의 견해 또한 존중하는 것이 민주 시민으로서의 태도일 것이다. 현명한 시민은 바른 정치인을 만들어 낸다. 정치인을 탓하기 전에 내가 선택하는 정치인이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리라고 본다.

모국이 잘되어야 해외의 한인들, 이민자들 뿐 아니라 그의 후대들에게도 힘이 되고 저력을 축적하게 된다. 재미한인들의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의 강화와 세계화를 통한 조국의 번영을 선호하고 있는 것같다. 한편, 미국에 살며, 본국의 반미 정치인들과 연계하여, 미국의 단점들을 지적하고, 새로운 출구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재미한인들도 있다.
그러나 목적은 하나이다. 모국이 잘되고,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한인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자는 것이다. 미국내에서 이번 대선으로 서로 반목하고 서로가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고국의 발전을 원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양단의 사람들이 재미한인들을 초대하여 시민토론의 기회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zoom으로 진행해도 좋겠다는 생각, 누가 이기느냐라는 쟁론이 아닌 각기의 관점을 조용한 가운데 발표하고, 다른 관점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러한 토론회가 시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광석/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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