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금 미국에 필요한 것은 선택과 결단이다

2021-10-05 (화)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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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을이다. 한낮의 햇볕은 따갑지만 아침과 저녁으로는 선선하다. 고온 다습해서 푹푹 찌던 한여름은 이제 사라졌다. 이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의 순환은 변함없다. 이 계절의 순환에 따라서 지상의 모든 생물들은 탄생과 성장, 노화와 사멸을 한다. 그러나 이 순환 속에서 어떤 생물은 탄생과 성장과 노화 그리고 자연적인 사멸을 하지만, 어떤 생물은 탄생과 함께 사멸하고, 어떤 생물은 성장하다가 사멸하고, 어떤 생물은 노화를 거쳐서 자연 사멸을 한다. 인류도 똑같이 탄생과 성장 그리고 노화와 사멸의 길을 가고 있는데 사고나 병으로 천수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탄생, 성장, 노화, 소멸이라는 생명체들의 운명처럼 조직의 운명도 이와 마찬가지다. 영원한 생명체가 없는 것처럼 영원한 조직이나 국가도 없다. 국가도 탄생, 성장, 노화, 몰락이라는 운명을 맞이 하게 된다. 그리고 국가도 사고나 병들어 일찍 사망하는 생명체 처럼 엄청난 자연재해, 외부의 침략 혹은 내부 분열로 인해서 때가 되어 몰락하지 않고 엄청난 고통을 동반 하면서 몰락 하기도 한다. 카르타고는 로마에 의해서 멸망 했고, 조선은 일본에 의해서 멸망을 했다. 그러나 영국은 명예 혁명으로 의회가 왕으로 부터 권력을 가져오면서 천수를 다한 봉건 왕조국가에서 의회 민주주의로 새롭게 탄생을 하였다. 신라도 천수를 다하고 후삼국으로 나뉘었다가 고려왕조로 새로 태어났고, 고려도 천수를 다하고 조선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타국에 의해서 멸망을 당하면 국민들은 정말로 고통스럽다. 노예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게 나라를 잃은 떠돌이로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업신여김을 당하고 살고 있는 민족들이 많이 있다. 분열이 되면 한 나라가 두 나라가 되고 형제의 싸움이 더 잔인한 것처럼 어떤 경우는 수천 년 원수가 되기도 한다. 인생에는 답이 없다. 다만 선택과 결단만이 있을 뿐이다. 조직이나 국가도 그렇다.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서로가 옳다고 하고 나중에는 투표로 선택을 하고 결과를 가지고 정책을 결정한다. 문제는 선택을 하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면서 모든 일들은 잘못된 길을 향하게 된다. 개인의 인생이 그렇듯 인류의 행운과 불행도 올바른 선택과 결단, 그리고 과감한 집행력이 결정한다.


코로나 팬데믹 2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미국만 70만명 이상이 코로나로 사망했다. 이것은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한 숫자를 훨씬 능가한다. 문제는 팬데믹으로 경제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수많은 나라들이 세금을 올릴 것인지 내릴 것인지 갑론을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것은 국론 분열이다. 이 분열은 순수히 정책만 놓고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인종과 민족 그리고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분열이다. 팬데믹 이후 경제 재건을 위해서 의회에서는 3조 달러의 예산을 놓고 한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가 예산은 있는 돈을 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을 위해서 투자하는 성격도 강하다. 그래서 늘 선택과 결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것이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를 놓치게 될 경우 사실상 실패하는 미래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철도, 항만, 공항이 낡은 것은 물론이고 아직도 인터넷이 들어가지 않는 지역이 너무도 많다. 팬데믹 기간동안 학교는 문을 닫았는데, 컴퓨터는 물론이고 인터넷 망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학생들이 전국적으로 수십 만에 달했다고 한다. 이런 미국이 팬데믹 이후 새로운 재건을 위해서 투자해야 할 예산이 하루빨리 통과 되지 못할 경우, 미국은 팬데믹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불명예는 물론이고 팬데믹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워싱턴 의회가 올바른 판단을 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이고, 그 어느 때보다도 신속하게 결단하고, 팬데믹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일로 매진을 해야 할 때이다. 유권자로서 지역구 의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선택과 결단이라고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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